머크, 4분기 순이익 58% 급감 왠일?

제네릭 공세에 '조코' 매출 65% 수직하락

   미국 3위의 거대 제약기업인 머크&컴퍼니社의 2006 회계연도 4/4분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 사유에 궁금증이 쏠리게 하고 있다.

  지난 30일 공개된 4/4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머크의 순이익은 4억7,390만 달러(주당순이익 22센트)에 그쳐 2005년 같은 분기의 11억1,970만 달러(주당순이익 51센트)에 비해 58%나 급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머크의 주가는 오후 한때 1.3%(60센트) 떨어진 44.91달러에 거래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머크의 분기별 이익이 이례적으로 급감한 것은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의 부진에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23일 특허가 만료된 이후 값싼 제네릭 제형들의 공세와 의료보험회사들의 스위치 추세로 매출이 65%나 뒷걸음질친 3억7,900만 달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심지어 일부 제네릭 제형들은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85%나 저렴한 월 15달러의 약제비 부담만으로 지속적인 투여가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인 듯, '조코'의 2006년 전체 매출도 28억 달러로 36%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크측이 지난해 10월말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서나 테라퓨틱스社(Sirna Therapeutics)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던 탓에 4억6,620만 달러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던 것도 4/4분기 순이익 급락의 중요한 사유로 손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나 테라퓨틱스는 최근 신약개발의 황금알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RNA 간섭(RNAi) 기술을 확보한 바이오테크놀로지 메이커이다.

  머크측은 이밖에도 4/4분기에 900여명을 감원함에 따라 5,580만 달러의 비용이 지출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원은 머크측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전체 재직자의 11%에 해당하는 7,000여명을 감축할 것이라는 요지로 발표했던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일환.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부진에도 불구, 머크는 4/4분기에 순매출이 5% 가까이 증가한 6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53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별로는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가 7억8,900만 달러로 제자리 수준에 그친 반면 천식 치료제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는 17%가 뛰어오른 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항고혈압제 '코자'(로자탄)와 '하이자'(로자탄+하이드로클로라이드치아짓)도 합계 8억6,500만 달러로 11%의 성장률을 실현했다.

  머크측이 '조코'의 후속약물격으로 육성하고 있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제티아'(에제티미브)와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또한 11억 달러의 실적으로 2005년 4/4분기에 비해 46%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과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테크',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 등으로 구성된 백신 부문의 경우 6억8,300만 달러로 2배 이상 매출이 신장됐다. 특히 '가다실'은 1억5,500만 달러를 기록해 당초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억1,00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인디애나州에 소재한 퍼스트 소스뱅크의 마이클 시니크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던 대로 '조코'의 매출이 드라마틱한 하락세를 보였지만, '가다실'의 발빠른 성장은 눈에 띄는 대목이어서 미래를 기대케 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머크는 2006 회계연도 전체적으로는 44억3,38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한해 전의 46억3,130만 달러보다 4%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은 226억 달러에 달해 3%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