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항우울제 '팍실'(파록세틴; 영국 등에서는 '세로자트'로 발매)이 일부 젊은층 복용환자들에게서 자살충동을 유발할 수 있음을 고지하는 공문을 지난 12일 의사들에게 발송해 유의를 당부했다.
특히 글락소측은 공문 발송과 함께 '팍실'과 '팍실 CR'(파록세틴 서방형 정제)의 제품라벨 표기내용에 관련사항을 보강하는 자발적 개정작업(voluntarily amending)에 들어갔다.
FDA와 글락소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도 임산부가 '팍실'을 복용할 경우 선천성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유의토록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었다.
이 공문은 총 1만4,91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팍실'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하면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의 분석결과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피험자들은 주요 우울장애 등의 각종 우울증과 함께 정서이상,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등 우울증 이외의 다양한 정신적 장애(psychiatric disorders) 증상을 나타내는 이들이었다.
임상에서 '팍실'을 복용한 환자들은 총 8,958명이었으며, 플라시보 복용群은 5,953명이었다.
이와 관련, FDA는 "실제로 자살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팍실'을 복용한 주요 우울장애 환자 3,455명 가운데 11건(0.32%)의 자살시도 사례가 관찰된 반면 플라시보 복용群 1,978명에서는 이 수치가 1건(0.05%)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FDA는 "비록 수치 자체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지만, 임상시험 결과는 주의가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11건의 자살시도 사례들 가운데 8건이 18~30세 사이의 젊은층에서 눈에 띄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마리 앤 라인 대변인도 "그 동안 항우울제 메이커들은 성인층 복용환자들의 약물과 자살충동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에 주목해 왔다"며 "이번에 공개된 정보를 의사측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락소 북미 현지법인에서 중추신경계 치료제들의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존 E. 크라우스 박사는 "이번 공문 발송에도 불구, 우리는 '팍실'이 위험성보다는 효과가 훨씬 큰 약물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젊은층 복용환자들이나 약물복용을 통해 증상개선이 눈에 띈 환자들이더라도 증상과 관계없이 '팍실'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에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현재 항우울제를 발매 중인 제약기업들은 예외없이 제품라벨에 자살충동 유발 가능성을 유의토록 당부하는 내용을 삽입해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