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배야" 제산제 복용 때문?
위산생성 억제로 소화기內 세균증식 촉진 추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2-20 17:48   수정 2006.01.03 13:58
프로톤 펌프 저해제들과 같이 위산의 생성을 저재하는 제산제(또는 속쓰림 치료제)들이 세균성 설사 발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이나 '로섹'(오메프라졸), '프레바시드'(란소프라졸) 등을 복용할 경우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에 의한 세균성 설사가 발생할 확률을 3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아울러 '잔탁'(라니티딘)와 '펩시드'(파모티딘)을 비롯한 H2 길항제들도 세균성 설사 발생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퀘벡州 몬트리올에 소재한 맥길大의 샌드라 다이얼 박사팀은 21일자 '미국 의사회誌'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 사유에 대해 다이얼 박사는 "약물이 위산의 생성을 억제함에 따라 소화기계 내부에서 세균들이 증식하는데 호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이얼 박사팀은 지난 1994년부터 200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확보된 1만8,000여명의 환자들에 대한 진단자료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총 1,672건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설사 발생사례들이 파악됐다. 특히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원외감염 발생사례가 10여년 전에는 10만명당 1명 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10만명당 22명의 비율로 크게 늘어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75세 이상의 고령자들에게서 세균성 설사 발생을 유발하는 3번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예전에는 병원 내에서 주로 감염되었지만, 원외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장 내부에 감염과 염증, 대장염 등을 유발해 중증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얼 박사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감염이 예전에는 항생제 과용에 주된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제는 위산 역류성 질환이나 위궤양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제산제들도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신디 갤러헌 대변인은 "환자의 안전성이야말로 우리 회사가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항목"이라면서 "이번 조사결과가 최종적인 결론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는 없는 만큼 후속연구가 필요하다"는 말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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