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금연약 개발열기 800℃ 훌~쩍
바레니클린·리모나반트·백신 등 열띤 경쟁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3-08 19:06   수정 2005.04.04 10:06
담뱃불은 이제 막 불을 붙였을 때의 온도가 500℃이고, 한창 빨고 있을 시점에서는 최고 800℃ 정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꿈의 금연약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800℃를 훌~쩍 뛰어 넘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만 흡연자 수가 줄잡아 5,000만명에 이르고 있는 만큼 이들이 금연백신 또는 흡연욕구 억제용 알약을 복용할 것이라고 상상하면 장차 금연약이 발기부전 치료제나 콜레스테롤 저하제, 위산역류증 치료제 등에 못지 않은 블록버스터 필드로 발돋움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기업 또는 생명공학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번쯤 올인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이는 대목인 셈.

현재 금연약 시장은 흡연의 중독성을 차단하는 니코틴 패치, 껌, 알약(lozenges), 스프레이 등의 다양한 제형들이 개발되어 나와 자웅을 겨루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이어서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미국 컬럼비아大 의대의 허버트 D. 클레버 교수(정신의학)는 "흡연욕구를 억제하는 약물들은 무한한 확대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시장"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니코틴 의존성을 점차로 줄여주는 패치 또는 껌 제형의 금연약들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체내에서 니코틴의 화학반응을 모방하거나 차단하는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화이자社의 경우 바레니클린(varenicline)이라는 금연약을 개발 중이다.

바레니클린은 화이자측이 니코틴과 결합하는 뇌내 수용체의 존재를 확인한 뒤 동일한 부위에 달라붙는 기전의 약물로 개발에 착수한 경우. 현재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화이자측은 바레니클린이 니코틴과 결합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따라서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참기 힘든 흡연욕구가 나타나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社는 올해 안으로 리모나반트(rimonabant)라는 금연약 겸 폭식장애 치료제에 대해 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리모나반트가 발매되어 나올 경우 제품명은 '아콤플리아'(Acomplia)로 내정되어 있다.

'아콤플리아'는 흡연자로 하여금 담배를 피워물도록 유도하는 뇌내회로를 타깃으로 작용하는 약물. 체내의 화학적 보상 시스템이 차단되면 흡연에 뒤따르는 정신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자연히 담배를 피우고픈 욕구도 뚝 떨어지게 될 것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 금연약이 바로 '아콤플리아'이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아콤플리아'가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오·남용까지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 플로리다州에 있는 나비 파마슈티컬스社(Nabi)는 '닉박스'(NicVax)라는 이름의 니코틴 백신을 내놓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닉박스'는 니코틴 분자를 찾아 결합하는 항체를 생성시키고, 이것이 뇌내 수용체들에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나비측은 '닉박스'가 올해 말경 임상 3상에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닉박스'와 유사한 기전의 약물로 개발 중인 것이 영국 제노바 그룹(Xenova)의 '타-닉'(Ta-Nic). 이 약물은 아직은 개발초기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한알의 약물로 흡연욕구를 완전히 붙들어 맬 수 있는 환상적인 금연약이 출현할 수 있을까?

학자들은 제법 효과적인 금연약들이 줄줄이 개발되어 나올 수 있으리라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홀로 특효약'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의를 표하는데 머뭇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의사들은 지난 1997년 FDA가 '자이반'(부프로피온)이라는 금연약의 발매를 허용했을 당시 상당한 기대감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당초 항우울제로 개발되었던 '자이반'은 일부 흡연자들에게서 매우 효과적이었음에도 불구, 블록버스터 드럭의 반열에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미국 코네티컷大(대) 의대의 셰릴 온켄 교수는 바레니클린을 복용한 환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7주 이내에 흡연욕구가 차단되어 부프로피온 복용群의 33%를 훨씬 상회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를 며칠 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오펜하이머&컴퍼니 증권社의 스코트 헨리 애널리스트는 "바레니클린이 괄목할만한 수준의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획기적인 금연약이 가까운 시일 내에 개발되어 나올 수 있을지 단언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며 신중한 반응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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