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 짙어가는 戰雲
'바이토린' FDA 허가취득 임박 긴장감 팽배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7-19 19:59   수정 2004.07.19 20:01
현재 세계 제약시장에서 최대의 품목群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마켓에 바야흐로 짙은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머크&컴퍼니社의 '조코'(심바스타틴)와 쉐링푸라우社의 '제티아'(에제티마이브)를 복합한 제형인 '바이토린'(Vytorin)이 마침내 이달 말경 FDA의 허가취득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

특히 전문가들은 '바이토린'의 허가취득이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 치열한 가격 다툼과 광고전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토린'은 현재 이 부문의 마켓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되고 있는 화이자社의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앞서는 콜레스테롤値 감소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하는 임상시험 결과들이 공개된 바 있다. 즉, 간 내부에서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억제하는 '조코'의 작용과 콜레스테롤의 장내(腸內) 흡수를 저해하는 '제티아'의 활성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리라는 것.

따라서 현재 전체 콜레스테롤 저하제 처방건수의 55%와 매출액의 49%를 점유하고 있는 절대강자인 '리피토'의 아성에 강력히 도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바이토린'은 또 지난해 9월부터 발매되기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프루덴셜 증권社의 팀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오는 2008년이면 '바이토린'이 한해 34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바이토린'이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시점에서 발매가 착수될 것이라는 점은 한가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IMS 헬스社에 따르면 미국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은 지난 2000년 26%, 2001년 21%, 2002년 14% 등으로 성장세가 해마다 뒷걸음질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가 증가한 138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머물렀었다.

다만 올들어 첫 5개월 동안 매출이 13% 뛰어올라 다시금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희망섞인 견해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크레스토'의 판촉전략을 공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 시장에 활기를 되찾아 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美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NHLBI)가 예하에 두고 있는 국가 콜레스테롤교육프로그램(NCEP)을 통해 지난 13일 새로운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던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호재라는 분석이다.

새 가이드라인은 심장마비 전력자나 심장병 발병위험률이 높은 이들에 대해 "나쁜" 콜레스테롤値를 70㎎/dL 수준으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류에 속하는 이들에게 권고되어 온 콜레스테롤値는 100㎎/dL였다.

그러고 보면 현재 미국에서 콜레스테롤 저하제의 복용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약 3,7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로 약물을 복용 중인 이들은 1,400만명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 일부 의사와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의 콜레스테롤 저하제들이 저마다 문제를 안고 있다며 장밋빛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에 신중함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제티아'의 경우 추가적인 콜레스테롤値 감소효과를 위해 병용처방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이중부담을 원치 않는 관계로 매출이 주춤한 양상을 띄고 있다는 것. 지난해의 경우 '제티아'는 4억6,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었다.

그리고 '바이토린'의 성공을 좌우할 요인으로 많은 의사와 애널리스트들이 가격문제를 꼽는 것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리피토'가 한 정당 2.58~3.75달러, '크레스토'가 2.23달러에 공급되고 있는 것에 미루어 볼 때 '바이토린'이 '리피토'와 '크레스토'의 중간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추정이다.

'바이토린'의 약가가 '크레스토'를 상회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의사와 애널리스트들은 안전성 측면의 이점을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머크의 '조코'가 오는 2006년 특허만료에 직면하면 가격경쟁이 한층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편 '바이토린'의 허가취득을 앞두고 기존 콜레스테롤 저하제 메이커들의 마켓셰어 고수를 위한 전략도 적극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크레스토'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팔을 걷어부치기 시작한 것은 한 예. 이 회사의 레이첼 블룸-배글린 대변인은 "우리의 '크레스토'는 대단히 안전한 약물이며, 최근 한 소비자단체에 의해 지적되었던 문제점은 잘못된 정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화이자의 게리 파머 심혈관계 치료제 담당부회장도 "설령 '바이토린'이 경쟁품목들의 매출을 상당정도 잠식해 들어오더라도 '리피토'의 아성을 넘보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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