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개발 전문기업 큐리언트는 CDK7 저해 항암제 모카시클립(mocaciclib, Q901) 소아 뇌종양 연구자임상의 임상시험계획(IND)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2024년 시작된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앤슈츠 메디컬 캠퍼스, 하버드대 다나파버암센터와 뇌종양 공동연구에서 비롯됐다. 연구진은 모카시클립을 통한 CDK7 저해가 소아 뇌종양 핵심 발암 유전자인 MYC을 표적한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했으며, 올해 6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 소아 신경종양 심포지엄(ISPNO 2026)에서 성공적 전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소아 뇌종양 모델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 결과, 모카시클립을 투여한 그룹에서 생존 기간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연장됐다. 특히 모카시클립 종양 억제 효과는 CDK7 유전자 발현 자체를 직접 차단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 약물이 목표한 표적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저해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모카시클립은 뇌와 중추신경계에 성공적으로 도달해 종양 성장을 억제했으며, 이 과정에서 체중 감소나 혈액 이상 등 주요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이번 임상은 이러한 결과와 큐리언트가 그동안 쌓아온 모카시클립의 전사 조절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작됐다.
이번 공동연구 및 임상개발은 의료 현장 요청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현장에서 소아 뇌종양을 직접 치료해 온 임상의들은 고위험 소아 뇌종양의 나쁜 예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발암 인자인 MYC을 제어할 방법을 찾던 끝에 모카시클립을 통한 CDK7 저해에 주목했다. MYC은 암세포가 멈추지 않고 증식하도록 하는 핵심 발암 인자지만, 약물이 표적하기 어려운 타겟군인 전사 인자 중 하나로 수십 년간 수많은 제약사가 도전하고도 물러서야 했던 항암 치료 '성배'로 여겨진다.
올해 10월 큐리언트가 사이언스 어드밴스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모카시클립은 발암 유전자의 전사 활성화 기전 가운데 특히 MYC에 의한 전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러한 결과가 소아 뇌종양 모델에서도 증명되면서 임상개발로 이어졌다.
임상 대상은 치료 후 재발한 수모세포종 (Medulloblastoma)과 비정형 기형양/횡문근양 종양(Atypical Teratoid/Rhabdoid Tumor, AT/RT) 등 소아 배아성 뇌종양 환자다. 두 질환은 소아 뇌종양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AT/RT의 5년 생존율은 35% 수준이고 3세 미만 환아에서는 15%에 그친다. 수모세포종 역시 MYC 변이가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5년 생존율이 30% 안팎으로 떨어진다. 재발 이후에는 쓸 수 있는 표준치료가 사실상 없어 환자와 가족이 기댈 곳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질환이다
이처럼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에서는 적은 수의 환자에게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새로운 치료제가 빠르게 치료 현장에 쓰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FDA는 2024년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치료제 '오젬다(토보라페닙)'를 환자 76명, 2025년 미만성 중심선 신경교종 치료제 '모데이소(도르다비프론)'를 환자 50명의 데이터로 가속승인했다.
큐리언트 남기연 대표는 "이번 IND 승인은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의사들이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나선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전임상에서 확인한 강력한 효능이 임상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하며,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는 전 세계 많은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모카시클립이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 뇌종양은 FDA의 희귀 소아질환 우선심사권(PRV) 대상 질환인 만큼, 이번 임상이 성공한다면 모카시클립은 블록버스터 항암제와 희귀 소아질환 치료제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