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바이오·제약 업계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단백질 발현 및 구조적 안정화 기술’이다. 성장인자나 항원 등 유용 단백질은 분자량이 크고 3차원 입체 구조가 외부 환경(열, pH, 전단력 등)에 취약해, 체내 전달 효율 저하는 물론 완제품 제형화(formulation) 및 상온 보관 시 역가 감소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대량생산 수율을 확보하는 플랫폼 기술은 백신 개발뿐 아니라 재생의학, 첨단 스킨부스터, 메디컬 에스테틱 영역에서도 상업화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백신 및 첨단 바이오소재 신속개발 플랫폼 ‘샤페노바(ChaperNova™)’를 보유한 바이오벤처 백스다임(대표 김성재)이 단백질 발현 및 나노입자 제조에 관한 핵심 원천 플랫폼 기술 3건의 일본 특허 등록을 최종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기술은 연세대학교 의료원 산학협력단과 공동 개발 후 백스다임이 100% 지분을 확보한 원천 특허로, △바이러스 뉴클레오캡시드 이용 결정성 단백질 기반 목적 단백질 융합 자가조립 나노입자 제조 플랫폼 △바이러스 뉴클레오캡시드 이용 오량체형 독소 단백질 기반 목적 단백질 융합 오량체 제조 플랫폼 △바이러스 뉴클레오캡시드 이용 목적 단백질 발현 플랫폼 등 3건이다.
신약·백신 개발 벤처에게 임상 개발 장기화에 따른 자금 경색은 늘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백스다임의 이번 일본 특허 3건 등록은 단순한 지식재산권 획득을 넘어, 국내 바이오벤처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이고 유연한 사업화 모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원천성이 입증된 플랫폼 기술을 난치성 감염병 백신이라는 중장기 파이프라인에 묶어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고기능성 뷰티·의료기기 소재 산업으로 영토를 확장해 조기 캐시카우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보수적이고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 특허청으로부터 구조체 및 발현 기술 전반에 대한 독점적 배타권을 선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라이선싱과 현지 사업화 협상 테이블에서 백스다임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백스다임은 이번 일본 특허 취득을 발판 삼아 감염병 백신 R&D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단백질 구조 안정화 기술을 프리미엄 화장품 및 피부 의료기기용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백스다임 김성재 대표를 통해 이번 일본 특허의 기술적 함의와 향후 사업화 로드맵에 대해 들어봤다.
백스다임 김성재 대표는 국내외에서 10여 년간 분자생물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탄탄한 기초 연구 역량을 다진 정통 연구자 출신이다. 이후 한국MSD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임상을 총괄한 것을 비롯해 화이자, 다케다, 페링제약, 젠큐릭스 등에서 임상 개발·벤처투자·사업화를 두루 지휘하며 바이오 헬스케어 전주기를 아우르는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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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본 특허청으로부터 등록 결정을 받은 3건의 플랫폼 기술은 분자생물학 및 제형 공학 측면에서 어떤 기술적 차별성을 갖는가?
기존의 재조합 단백질 생산은 목적 단백질이 숙주 세포 내에서 제대로 폴딩(접힘)되지 않거나 응집체(inclusion body)를 형성해 활성을 잃거나 정제 수율이 급감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일본에서 특허 등록된 기술은 ‘바이러스 뉴클레오캡시드’의 자가조립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활용한다. 목적 단백질을 특정 단백질 골격체(결정성 단백질 및 오량체 독소 단백질 등)와 융합해 균일하고 안정적인 ‘자가조립 나노입자’ 및 ‘오량체 복합체’ 형태로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열역학적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외부 분해 효소나 산화 환경에서도 활성 구조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원천 기반을 마련했다.
연세의료원 산학협력단과의 공동 개발 이후 지분 100%를 인수해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를 전개하고 있다. IP 내재화와 권리화 전략의 배경은 무엇인가?
바이오 플랫폼 기술은 기초 R&D 단계에서 탁월성을 입증하더라도 확실한 글로벌 IP 장벽(Patent Wall)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지 못하면 라이선싱 아웃(L/O)이나 글로벌 제휴 시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 백스다임은 기술의 독점적 권리를 온전히 통제하기 위해 연세의료원으로부터 지분 100%를 조기에 인수했다. 이후 미국, 유럽,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전략 국가에 패밀리 특허 출원을 전략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심사 기준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일본에서 먼저 3건 모두 등록을 마침으로써 플랫폼의 신규성과 진보성을 공인받았다.
‘감염병 백신 개발’에서 축적된 나노구조체 및 단백질 발현 기술이 ‘화장품 및 의료기기용 바이오소재’로 전이되는 메커니즘과 시너지는 무엇인가?
백신 항원과 스킨케어·재생의학용 성장인자(EGF, FGF 등)는 본질적으로 ‘구조적 온전성이 활성을 결정하는 기능성 단백질’이라는 동일한 분자적 숙제를 공유한다. 특히 피부 재생에 쓰이는 성장인자 소재들은 상온이나 수용액 상태에서 반감기가 극히 짧고 쉽게 변성된다. 백스다임은 항원의 면역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져온 나노입자 자가조립 기술을 성장인자에 적용했다. 그 결과, 생산 수율을 대폭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완제품 보관과 피부 전달 과정에서도 변성 없이 활성을 유지하는 ‘초안정성 바이오소재’ 구현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시장 중 특히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현지 사업화를 검토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일본은 세계 3대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자, 첨단 항노화(안티에이징) 및 재생의료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일본 내 K-뷰티는 단순 색조 트렌드를 넘어 유효성분 중심의 고기능성 스킨케어와 메디컬 에스테틱 영역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백스다임은 이번에 확보한 일본 특허 권리를 무기로, 현지 톱티어 코스메슈티컬 제조사 및 피부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와 원료 독점 공급, 공동 연구개발(JDA), 완제품 기술 제휴 등 다양한 B2B 파트너십을 추진할 최적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백신 R&D와 바이오소재 사업화라는 두 축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밸런스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바이오텍의 숙명은 연구개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신약 및 감염병 백신 개발은 필연적으로 7~10년 이상의 장기 호흡과 막대한 임상 비용이 요구된다. 백스다임은 최근 식약처에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는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 이에 더해, 개발 및 인허가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현금 창출(Cash-flow)이 빠른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사업을 병행해 재무적 안정성을 구축하고, 이를 다시 백신 혁신신약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향후 예정된 국내외 R&D 일정과 글로벌 시장 진출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가?
단기적으로는 현재 식약처 심사가 진행 중인 일본뇌염 백신의 임상 승인 및 1상 진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동시에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팁스(Deep-tech TIPS)’ 등 국가 전략 R&D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며 샤페노바 플랫폼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소재 사업 부문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화장품 및 의료기기 파트너사들과 규격화된 원료 공급 및 주문형(Customized) 나노단백질 개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백신과 바이오소재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단백질 엔지니어링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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