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 다시 단체생활" 우리 아이 ‘수막구균 예방’ 점검할 때
어린이집·학교·기숙사 등 공동생활 늘며 감염 예방 중요성 커져
수막구균, 밀접 접촉 통해 전파…침습성 감염 시 수막염·패혈증 위험
생후 6주부터 접종 가능한 4가 백신 '멘쿼드피' 공급…영유아 예방 선택지 확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8-27 12:49   수정 2026.08.27 12:55
새 학기를 앞두고 어린이집·학교 등 공동생활이 다시 시작되면서 영유아와 청소년의 수막구균 예방접종 여부를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픽사베이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어린이집과 학교, 학원 등 아이들의 일상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들과 생활하거나 기숙사, 캠프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는 환경에 들어서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방학 이후 생활환경이 달라지는 시기에는 학업이나 생활 준비뿐 아니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준비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막구균 감염증은 사람 간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어 영유아와 청소년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예방의 중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감염병이다. 수막구균은 건강한 사람의 코와 목에도 존재할 수 있는 세균으로, 호흡기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대부분의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혈액이나 뇌척수액으로 침투하면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Invasive Meningococcal Disease, IMD)을 일으켜 수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과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막염이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어린 소아가 특히 위험하며, 청소년과 젊은 성인 역시 수막구균 질환의 위험이 높은 연령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영아는 성인이나 청소년과 달리 전형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심하게 보채거나 지속적으로 울고, 수유에 어려움을 보이는 등의 증상에도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수막구균 보균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란셋 감염병(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 따르면, 수막구균 보균률은 영아에서 4.5% 수준이었지만 연령이 증가하면서 높아져 19세에서 23.7%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성인기에는 다시 감소해 50세에서 7.8%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구진은 연령이 수막구균 보균 유병률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영유아에게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또래와 함께 생활하는 환경 자체가 중요한 생활 변화가 될 수 있다. 청소년 역시 개학과 함께 학교생활이 본격화되고, 기숙사나 국제캠프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청소년과 대학 기숙사 입소 예정자, 군 입대 예정자,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자 등을 예방접종 권고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영국 역시 청소년기 수막구균 예방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영국은 13~14세(Year 9) 청소년을 대상으로 ACWY 4가 수막구균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해 정기 접종하고 있으며, 접종을 놓친 경우 만 25세까지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생활을 넘어 대학 등 새로운 공동생활 환경에 들어서기 전 청소년기부터 예방을 준비하는 사례다.

최근에는 보다 어린 연령층부터 수막구균 예방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접종 범위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8월 4일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의 접종 가능 연령을 기존 생후 12개월 이상에서 생후 6주 이상으로 확대했다. 생후 6주 이상 영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면역원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영유아 단계부터 수막구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A, B, C, W, Y 등 다양한 혈청군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역과 시기에 따라 주요 혈청군도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혈청군 분포에도 변화가 나타났으며, 최근 3년간 확인된 혈청군 가운데 Y군이 75.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A군 역시 주요 혈청군 가운데 하나로 관리되고 있으며, 과거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에서는 A군에 의한 대규모 유행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혈청군을 폭넓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수막구균 예방을 위한 선택지가 확대됐다. 사노피 코리아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부터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 '멘쿼드피(MenQuadfi)'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멘쿼드피는 A·C·W·Y 4개 혈청군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을 예방하며, 국내에서 생후 6주부터 접종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특히 생후 6주 이상 24개월 미만 영아에서 A혈청군에 대한 효능·효과를 허가받은 4가 수막구균 백신이라는 점에서 영유아의 예방 선택지를 넓혔다.

수막구균 예방접종은 특정 계절이나 해외여행을 앞둔 경우에만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학교, 기숙사 등 공동생활을 시작하거나 생활환경이 바뀌는 시점에 자녀의 연령과 기존 예방접종 이력,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필요한 예방접종을 미리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수막구균 감염증은 발생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침습성 감염으로 진행할 경우 빠르게 중증화할 수 있는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새 학기를 앞두고 준비물을 챙기듯 자녀의 예방접종 이력도 함께 점검하고, 영유아와 청소년의 경우 연령과 생활환경에 따른 예방 필요성을 의료진과 상담해보는 것이 건강한 새 학기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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