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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가 유럽에서 경구 비만치료제 '파운데요(Foundayo)' 출시를 앞두고 미국의 '최혜국(MFN, Most Favored Nation)' 약가 정책이 향후 출시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릭 욘손(Patrik Jonsson) 일라이 릴리 인터내셔널 사장은 파운다요를 올해 말 또는 2027년 초 유럽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소비자가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릴리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원격의료(telehealth) 기업들과 협력해 소비자 직접판매(DTC) 모델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각국 정부의 보험급여 체계를 통한 판매 전략은 미국의 MFN 약가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욘손 사장은 "가능한 곳에서는 여전히 공공 보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MFN은 모든 신약 출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FN 정책은 미국 처방의약품 가격을 일부 선진국의 약가 수준과 연계해 낮추겠다는 정책이다. 미국은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위스, 영국 등 8개 국가의 약가를 기준으로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비교하도록 설계했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를 포함한 18개 글로벌 제약사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MFN 관련 합의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 완화를 받는 대신, 미국에서 새롭게 승인받는 의약품을 MFN 기준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유럽 신약 출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국가들의 약가가 미국보다 낮은 만큼, 유럽에서 낮은 가격으로 출시할 경우 미국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들의 출시 유인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지난해 MFN 정책 도입 이후 유럽 내 신약 출시 건수는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유럽의 약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노바티스 최고경영자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은 유럽의 의약품 가격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 파스칼 소리오(Pascal Soriot) 역시 기준 국가에서 약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경우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 자체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릴리의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도 경구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의 유럽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유럽연합에서는 급여 권고를 받은 상태이며 현재 판매허가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릴리의 발언은 미국의 MFN 정책이 미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신약 출시 순서와 가격 전략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유럽 시장 진출과 공공급여 전략을 어떻게 조정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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