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신약 허가 빨라도 급여 늦으면 무용"…건보 등재 혁신 촉구
식약처 '240일 허가' 혁신안 환영…"환자 치료 기회 앞당길 변화"
"암질심·약평위·약가협상 병목 여전"…항암제·희귀질환 신속등재 요구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27 10:22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심사 혁신 방안을 환영하면서도, 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등재 심사 체계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27일 논평을 내고 “식약처 허가가 빨라져도 건강보험 등재가 늦어지면 환자는 여전히 치료를 기다려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신약 급여 등재 절차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신약과 첨단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신기술 의료기기 등의 허가·심사 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6월 1일부터 관련 지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혁신안을 통해 허가·심사 인력 195명을 신규 채용하고, 기존 순차 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동시·병렬 심사 체계로 전환해 신약 허가 기간을 최대 240일까지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허가자료 준비 단계에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를 도입하는 한편, 허가·심사 과정에서는 신청 후 25일 차부터 1차 검토 의견을 제공하는 수시 검토·보완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조치에 대해 “단순한 행정 절차 단축이 아니라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에게 생명과 치료 기회를 앞당길 수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단체는 “생명을 살리는 혁신은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미 개발돼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를 환자들이 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허가·심사하는 것 역시 중요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허가 지연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중증질환 환자와 가족에게 하루하루는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절박한 시간”이라며 “치료제가 존재하더라도 허가 심사가 늦어져 사용할 수 없다면, 환자에게는 생명 연장과 완치 가능성을 잃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식약처의 허가·심사 인력 확충과 절차 혁신은 안전성과 효과를 충분히 검토하면서도 환자가 필요한 치료 기회를 보다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자단체연합회는 식약처 허가 이후 남아 있는 건강보험 등재 절차 역시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실제 치료 접근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데, 현재 급여 등재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는 “환자 입장에서 식약처 허가는 치료의 출발점이고 건강보험 등재는 실제 치료 접근성을 결정하는 관문”이라며 “허가 이후에도 건강보험 등재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면서 환자들은 치료제를 눈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약 허가 소식은 환자들에게 희망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현실은 또 다른 절망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환자단체연합회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약 건강보험 등재 심사와 약가협상 절차 혁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심평원의 암질심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건보공단의 약가협상 등 급여 등재 관련 절차에 대한 인력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허가와 급여는 행정적으로는 별개의 절차일 수 있지만 환자에게는 하나의 치료 접근 과정”이라며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병목이 발생하면 환자는 결국 치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생명과 직결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서는 신속 등재와 사후평가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며 “식약처 허가부터 건강보험 등재까지 전 과정에서 환자의 생명과 치료 접근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체감하는 진짜 변화는 허가증이 발급되는 순간이 아니라 병원에서 실제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순간에 완성된다”며 “더 이상 행정 절차 지연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잃게 만드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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