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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영상 기술이 '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엑스레이(X-ray)와 MRI가 장악하던 의료 현장에 광(Light)과 초음파(Ultrasound), 그리고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융합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첨단 산업기술의 미래 혁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황재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광/초음파 융합 기술과 미래 보건 연구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존 의료 영상 기기의 물리적 한계를 AI와 융합 기술로 극복한 최신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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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는 찰떡궁합"...상호보완으로 진단 정확도 높여
황 교수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초음파와 광학 영상(내시경 등)이 서로 상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학 영상은 해상도는 높지만 빛의 산란 현상 때문에 깊은 조직을 볼 수 없는 단점이 있고, 초음파는 깊이 볼 수는 있지만 해상도와 대조도(Contrast)에서 한계가 있다.
황 교수는 이 두 기술을 결합한 세 가지 융합 모델을 제시했다. ▲빛 에너지를 초음파로 변환해 혈관 등을 선명하게 보는 '광음향 영상(Photoacoustic Imaging)' ▲초음파로 조직 내 버블을 생성해 빛의 투과율을 높이는 '초음파 유도 광학 개선 기술' ▲두 영상을 동시에 획득해 진단 정보를 극대화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영상 기술'이다.
특히 광음향 영상은 암 조직 주변에 신생 혈관이 집중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을 이용해 갑상선암, 유방암,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조기에 정밀 진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세계 최초 '초음파 유도 광 투명화' 기술... 현미경의 한계 돌파
이날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DGIST 연구팀이 카이스트 김영민 박사와 공동 연구로 세계 최초 개발한 '초음파 유도 투명화 현미경'이다.
기존 공초점 현미경은 생체 조직 내부로 들어갈수록 빛이 산란되어 깊은 곳의 영상을 얻기 힘들었다. 황 교수는 "초음파를 조직에 인가하면 미세한 가스 버블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빛의 산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 기술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에는 보이지 않던 446마이크로미터(μm) 깊이의 조직에서도 선명한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조직을 절개하지 않고도 깊은 곳의 세포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I가 화질 혁명 주도"...저주파 초음파를 고해상도로 변환
하드웨어의 융합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의 결합도 필수적이다. 황 교수는 AI 기술을 ▲비전문가 가이딩 ▲질병 자동 분류 ▲영상 화질 개선 등 세 가지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시간 도메인 최적화 AI' 기술이다. 초음파 내시경에서 깊은 곳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저주파(Low Frequency) 초음파는 해상도가 낮아 병변의 침투 깊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황 교수팀은 AI를 통해 저주파 영상을 고해상도의 고주파 영상으로 실시간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황 교수는 "돼지 식도 실험 결과, 저주파로 깊게 보면서도 AI 변환을 통해 고해상도 영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이는 대장암이나 위장암의 조직 침투 깊이를 정확히 파악해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으로 피부암 진단...현장형 진단 플랫폼
이러한 첨단 기술은 대형 병원 장비에만 머물지 않는다. 황 교수는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멀티모달 피부 진단 플랫폼'도 소개했다.
이 기기는 건선과 지루성 피부염처럼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치료법이 완전히 다른 피부 질환을 감별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 머신러닝 기법으로는 분류 정확도가 72%에 불과했으나, DGIST가 개발한 멀티모달 영상 분석 AI를 적용하자 정확도가 20% 이상 향상되었다.
황재윤 교수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인용하며 발표를 마쳤다. 그는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의 만남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켰다면, 광-초음파 기술이 AI를 만났을 때는 인간의 질병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생명을 살리는 혁신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단순한 영상 촬영을 넘어, 이종 기술 간의 융합과 AI 접목을 통해 '초정밀 진단'이라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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