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세포·이종이식 리더 총출동” 비콘테라퓨틱스·이엔셀·옵티팜, 첨단재생 새 시대 연다
고령화 시대, 첨단재생바이오 기술이 여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제시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27 06:00   수정 2025.10.27 06:01
(왼쪽부터)비콘테라퓨틱스 다니엘 정 최고의학책임자, 이엔셀 권순재 CDMO 기술본부 연구소장, 옵티팜 김현일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첨단 기술 기업 비콘테라퓨틱스, 이엔셀, 옵티팜이 각자의 혁신 플랫폼으로 시각을 복원하고, 신경을 되살리며, 장기 대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의 도전은 실험실을 넘어 임상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진행된 ‘오송바이오 2025 국제컨퍼런스’ 부대행사 ‘케이바이오헬스 엑설런스’에는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컨퍼런스는 충청북도가 주최하고 카이스트 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KAIST GCC)와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가 공동 주관했다. 엑설런스 행사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마련했다.

컨퍼런스는 고령화 사회의 도전 속에서 첨단재생바이오 기술을 통한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를 주제로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등 세계 유수의 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진단, 치료, 연구개발, 규제 및 인증 전반에 걸친 기술 교류의 장을 이뤘다.

비콘테라퓨틱스 다니엘 정 최고의학책임자.©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비콘테라퓨틱스 ‘AGTC-501’ 빛을 되찾는 유전자, 시각을 복원하다”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가 환자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국 유전자 신약개발 기업 비콘테라퓨틱스(Beacon Therapeutics) 다니엘 정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유전자치료제는 사람의 원래 기능을 복원하는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AAV는 눈 속 세포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도구”라며 “병원성을 제거한 뒤 정상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손상된 망막세포가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 유전망막질환 환자에서 시야와 빛 민감도 개선을 임상적으로 입증, 2017년 FDA로부터 세계 최초 망막 유전자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정 CMO는 “AAV 기술은 희귀질환을 넘어 노인성 황반변성과 같은 공통질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유전자치료의 가치는 단순한 교정이 아니라 삶의 복원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콘테라퓨틱스는 안과 유전자치료 전문기업으로, 현재 X연관 망막색소변성(X-linked RP)을 대상으로 한 신약후보 물질 ‘AGTC-501(laruparetigene zovaparvovec)’을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임상 1, 2상에서 시각 기능 회복과 안전성 신호를 확보했다. 현재 3상 환자 등록과 투여가 진행 중으로, 2026년 하반기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 CMO는 “앞으로 차세대 AAV 벡터 연구개발과 유전자치료제의 적응증 확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의 희귀질환을 넘어, 보다 일반적인 망막질환으로 치료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엔셀 권순재 CDMO 기술본부 연구소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이엔셀 ‘EN001’ 세포가 기억하는 회복력, 신경과 근육 되살리다”

세포치료제가 희귀유전질환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엔셀 권순재 CDMO 기술본부 연구소장은 “세포치료제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상된 신경과 근육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라고 밝혔다.

이엔셀은 제대 조직(Wharton’s jelly)에서 분리한 중간엽줄기세포(MSC)를 활용해 차세대 치료제 ‘EN001’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MSC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돼 온 낮은 세포 분리율·배양 효율, 세포 노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고속 배양·세포 선별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해동 즉시 투여가 가능한 동결 제형(off-the-shelf) 플랫폼을 구현, 품질 안정성과 공정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EN001은 희귀신경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 1상에서 단회 투여만으로도 16주 시점에서 운동 능력 및 신경전도 기능 개선 등, 임상 증상 호전 신호가 관찰됐다. 이엔셀은 반복 투여 시 효과 지속 가능성까지 확인하고 현재 1b/2a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 ODD) 지정도 획득했다. 

권 소장은 “경쟁사 프란넥스트(Pharnext)의 ‘PXT3003’은 여러 화학성분을 병합해 신경보호 효과를 유도하지만, 세포 수준에서의 근본적 회복을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있다”라며 “EN001은 손상된 신경 수초를 직접 재생하고, 근육세포 사멸을 억제함으로써 보다 뚜렷한 기능 회복 신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접 비교 임상은 아니지만, 프란넥스트 PXT3003이 3상에서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반면, EN001은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효능 신호를 확보했다”며 “환자 단체와 글로벌 연구기관의 관심 속에, 반복 투여 임상 2상 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옵티팜 김현일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옵티팜, 사람과 돼지 경계 허물다…이종이식 현실화”

이종이식이 장기 부족 문제의 현실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옵티팜 김현일 대표는 “이종이식은 더 이상 꿈의 기술이 아니다"라며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은 FDA가 유전자편집 돼지 신장 이종이식 임상시험을 승인하며 임상 적용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역시 대규모 국가 투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추격 중이며, 일본과 유럽도 정부와 민간이 함께 연구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2006년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2024년 개정을 통해 규제 체계를 한층 정교화했다.

옵티팜은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GGTA1·CMAH·B4GALNT2 등 유전자를 제거하고, hCD39·hCD55·hCD46·hTBM 등 인간 유전자를 삽입한 형질전환 돼지(humanized pig)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옵티팜은 유전자 편집, 복제, 병원체 제거 기술을 통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이라며 “사람에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종이식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옵티팜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장기의 면역원성을 크게 낮췄으며, 영장류 신장이식 실험에서 최대 221일 생존을 기록했다. 각막과 췌도에서도 장기 기능이 유지되는 데이터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각막, 췌도, 피부 순으로 임상시험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형질전환 돼지 피부를 활용한 화상 환자용 의료기기 상용화가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송바이오 2025 국제컨퍼런스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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