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트림즈 글로벌 뷰티 산업 서밋에선 모든 연령대에 걸친 포용성은 뷰티 산업의 미래에 필수라는 부분이 강조됐다. 일반 소비자들도 연령 포용성을 바란다. 글로벌 리서치 & 컨설팅 에이전시 민텔은 최근 55세 이상 미국 여성의 94%가 고연령층 타깃 제품 뷰티 광고에서 꾸며진 모습을 넘어 실제 노화 징후를 보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해외에선 60세 이상 모델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아워글래스’는 올해 65세인 배우 줄리안 무어와 그녀의 딸이 함께 등장한 ‘파운데이션 캠페인’을 펼쳤다. 브라질의 화장품 업체 나투라는 다양한 연령대와 피부톤을 가진 여성들이 함께 등장하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국내의 경우 최고령 모델로 화제가 된 탤런트 김혜자씨(84)를 제외한다면 50대 모델도 드문 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노화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내세운 모델은 ‘30대’(40.4%)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0대’(36.0%), ‘50대’(12.5%) 순이었다. 20대가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도 11.0%나 됐다.
브랜드들이 기용한 모델 연령대는 노화 제품의 실제 타깃 연령대와도 거리가 있었다. 타깃 연령은 ‘40대’(43.1%)가 제일 많았다. 이어 ‘30대’(32.1%), ‘50대’(16.8%) 순이었다.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도 8.0%나 됐다.
실제 모델과 타깃 연령대가 다른 이유는 전체 응답자에게 들어봤다. 43.3%가 ‘타깃 고객이 닮고 싶어 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27.5%는 ‘노화 관리의 시작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를 들었다. ‘제품의 기능적 효과를 더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10.8%), ‘기능적 메시지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우선시하기 위해’(9.2%), ‘화장품 모델은 젊고 예뻐야 한다는 기존 관념에 따라’(9.2%) 등의 이유도 있었다.
시니어 모델 기용해 건강한 노화 알려야
그렇다면 피부 노화 관리 관련 제품 모델의 바람직한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전체 응답자의 39.2%가 40대를 골랐다. 이어 ‘30대’(23.3%), ‘50대’(18.3%) 순이었다. 13.3%는 ‘나이와 상관없다’고 답했다. ‘20대’를 꼽은 응답자도 5.8%나 됐다.
민텔은 특히 메이크업 시장을 키우고 싶다면 건강한 노화와 긍정적 인식을 위해, 메이크업 브랜드들은 시니어 모델들을 기용해 시니어층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방식에 대한 팁을 제공하고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브랜드들이 시니어 여성들을 위해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제공하며 자연스레 주름을 긍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바비 브라운이 론칭한 브랜드 ‘Jones Road Beauty’는 주름이 있는 노년층의 여성을 축하하고, 그들에게 메이크업 팁을 소개하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자주 게시하고 있다.
일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야마모토 히로미는 ‘나이든 여성을 위한 메이크업 스쿨’에서 입가 피부 처짐을 해결하는 방법 등의 메이크업 팁을 제공한다. 노화 관련 제품을 판매 중이거나 개발할 브랜드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사례들이다.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주름 …건강한 삶 위해 적극 관리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연령 기준은 65세다. 이는 1981년 노인복지법 개정 이후 40년 이상 유지된 기준이다. 최근 고령화 추세와 건강 수명 연장에 따라 7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65세’(18.8%), ‘75세’(13.7%), ‘60세’(10%) 순이었다. 55세 이상을 노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소수 있었다(1.7%).
누구나 건강하고 무엇보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길 바라지만 나이듦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응답자들은 가장 먼저 인식하는 노화의 징후로 ‘외모 변화’(40%)를 제일 많이 들었다. 이어 ‘건강 악화’(30%), ‘운동능력 약화’(22.9%) 순이었다. ‘사회생활 악화’(5.8%)나 ‘트렌드에 뒤떨어짐’(1.2%)을 걱정하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나이 들면서 건강과 운동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딴죽을 걸 사람은 없다. 다만 외모 변화는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가장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외모 변화를 노화의 징후로 본 응답자들이 가장 신경 쓰거나 신경 쓰일 것 같은 부분으로는 ‘주름’(61.7%)을 꼽았다. 이어 ‘탄력 약화’(31.1%)가 신경 쓰인다고 답했다. ‘기미·잡티’(5.5%)와 ‘모공’(1.6%)을 걱정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가장 신경 쓰이는 외모 변화를 늦추기 위해서 언제부터 관리에 나서야 할까? 노화 관리의 적절한 시기로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30대’(45.0%)를 들었다. ‘20대부터 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34.2%에 달했고, ‘40대부터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3.3%였다. ‘50대부터 해야 한다’(2.5%)는 응답보다 ‘10대부터 해야 한다’(5.0%)는 응답자가 더 많아 ‘노화관리는 빠를수록 좋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관리를 포함해 노화 관리를 하는 이유로는 85.4%의 응답자가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사회 분위기’(7.1%) 또는 ‘타인을 의식해서’(6.3%)는 10% 미만이었다. ‘마케팅’(0.8%)이나 ‘언론’(0.4%)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극소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