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화장품', 유통가 다크호스로 떠올라
다이소 아성에 편의점·대형마트도 도전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09 06:00   수정 2025.07.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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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전반에서 저가 화장품 브랜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까지 앞다퉈 나서는 중이다. 저가화장품 유통의 원조 다이소보다 낮은 가격으로 더 좋은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GS리테일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손잡고 무신사 자체 뷰티 브랜드 ‘리틀리 위찌(Littly Whizzy)’를 GS25를 통해 선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브랜드 유치를 넘어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저가 화장품 영역 자체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리틀리 위찌는 무신사가 1721 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색조 브랜드 '위찌(Whizzy)'의 세컨드 브랜드다.

이들의 협업은 지난 3월 패션 카테고리에서 먼저 시작돼 뷰티로 확대됐다.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는 GS리테일과의 협업으로 접근성 높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GS리테일은 젊은층에 영향이 큰 무신사의 뷰티 브랜드를 유치해 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GS25시에 입점한 리틀리 위찌 제품은 소용량으로 구성된 립과 아이섀도 7종이다. 가격은 3000원으로 책정해 10대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GS리테일 고웅 라이프리빙팀 MD는 "무신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식품 카테고리 내 매출, 고객 유입,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비식품 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해, 편의점 업계를 선도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8일 말했다.

대형마트도 저가 화장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비욘드의 세컨드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의 '초저가 화장품' 시리즈를 출시했다. 가격은 대형마트 화장품 중 최저가에 해당하는 4900원이다.

이마트와 LG생활건강은 지난 7일 초저가 화장품을 출시했다. 글로우업:바이 비욘드의 히알루론 판테놀 4종(토너·세럼·크림·선크림)이다. 7종 히알루론산과 판테놀을 함유해 수분 공급 및 진정 효과를 강조했으며, 민감 피부에 적합한 제형으로 기획됐다.

이들의 협업은 지난 4월 1차 초저가 화장품 시리즈 출시 후 약 석달 만이다.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1차 시리즈는 출시 후 10주 만에 4만여개가 판매됐다.

이마트는 LG생활건강뿐 아니라 초저가 화장품 유치를 위해 여러 브랜드와 접촉하고 있다. 현재 펀치랩, 닥터비타, 닥터펩티, 리르 총 5개 브랜드의 초저가 화장품을 판매하는 중이며, LG생활건강과의 3차 협업도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아울러 신규 브랜드 입점을 위해 오는 10월까지 가성비 화장품 진열 공간을 세배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 함형범 퍼스널케어 카테고리 매니저는 "가성비 화장품에 대한 고객 관심이 커지는 트렌드에 맞춰 이마트도 우수한 품질을 갖춘 초저가 화장품 개발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화장품 시장에 불을 붙인 다이소는 꾸준한 브랜드 유치로 뷰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다이소 내에서도 화장품은 '알짜'품목으로 손꼽힌다. 다이소의 지난해 뷰티 매출은 전년비 144% 증가했다. 기초화장품은 200%, 색조화장품은 80% 성장했으며, 입점 브랜드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0여개까지 늘어났다. 입점 제품 수 역시 500여개로 증가했다. 2023년 26개 브랜드 250여종에서 두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다이소는 이제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역시 화장품이 으뜸상품이다. 최근 공개된 2025년 상반기 다이소몰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품목 은 브이티의 'VT리들샷100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이다. 3000원으로 출시된 소분형 리들샷 제품으로, 2030대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고 요청이 가장 많은 상품 역시 화장품이다. 본셉 '비타씨 동결 건조 더블샷 앰플 키트', 닥터오라클 '큐어소나 래디언스 글로우앰플', 마데카21 '데카솔루션 수딩 미스트 토너'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유통업계가 저가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배경엔 경기불황 속에서도 지속되는 뷰티 수요, 그리고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2%는 '가성비 브랜드'를 선호하며,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뷰티는 여전히 성장 카테고리이고, 특히 Z세대 유입을 원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필수"라며 "앞으로는 단순 입점이 아니라, 콘텐츠와 체험 중심의 브랜드 협업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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