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가 다양한 기술과 결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에스테틱 기술의 확산부터 바이오테크 기반 성분 개발,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 진단까지, 2025년 스킨케어 시장은 기능과 혁신의 균형을 모색 중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4일 열리고 있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25'에선 글로벌 뷰티 시장의 기술 방향을 조망하는 마케팅 트렌드 세미나가 진행됐다. 첫날 발표자로 나선 민텔(Mintel)의 킨셴 찬(KinShen Chan)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남아시아태평양 뷰티 퍼스널케어 담당)는 올해 스킨케어 시장의 특징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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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 효과'에 집중하는 스킨케어
찬 디렉터는 "민텔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 기존에는 에스테틱 클리닉에서만 쓰이던 PDRN 같은 성분들이 일반 화장품에도 쓰이기 시작했다"며 "대형 기업들도 에스테틱 기기와 스킨케어 기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과거 소비자들은 '노력형 뷰티'의 개념을 믿고, 화장품을 꾸준히 바르고 시간이 지나면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기다렸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피부과나 에스테틱에서 시술을 받는 방식을 선호하며 '즉각적 효과'에 대한 소구가 강해졌다. 이에 따라 뷰티 업계서도 에스테틱 기술을 스킨케어에 적극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것.
소비자들의 요구가 달라지자 연구개발 관점도 달라졌다. 기존엔 '다음으로 주목할 성분은 무엇인가'를 물었다면 최근엔 그 성분을 피부에 흡수시키기 위한 '전달시스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세한 바늘로 피부에 자극을 주고 그 틈으로 성분을 전달하는 마이크로 니들과 같은 '스티커스(Stickers)' 형태나 비타민C 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이중캡슐화' 기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찬 디렉터는 "연구자로서 느끼기엔 피부 자극과 효능 사이에는 언제나 미묘한 경계가 있다"며 "브랜드들이 전달 기술을 개발할 때 이 균형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속가능성과 바이오테크
지속가능성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스킨케어 해결책으로 '바이오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환경을 고려해 탄생한 바이오 합성 성분이 매력적이라고 보는 소비자들이 글로벌 각 시장에서 상당 비중으로 존재한다. 한 예로, 중국의 Z세대 소비자 46%는 ‘바이오 합성 성분 제품에 끌린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단순히 환경에 대한 고려만으로 바이오테크가 스킨케어의 미래 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찬 디렉터는 "뷰티 소비자들이 세포라나 올리브영에 가서 '재활용 패키지 제품'을 일부러 찾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이지만,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선 뛰어난 성능이 전제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바이오테크 기반의 혁신은 시장 전반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텔에 따르면 관련 제품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LVMH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바이오 사이언스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능적이고 효과적이면서 환경에도 좋은 새로운 성분을 만들기 위해서 바이오테크를 적극 활용하는 흐름이 강화되는 추세다. 브랜드들이 이를 위해 내세우는 대표 사례로는 Bloomage의 ‘5D 바이오테크 히알루론산’, 식물 유래 효소, 활성화 인자(액티베이터) 등이 있다.
다양한 바이오 기반 소재들에 대해 찬 디렉터는 "과학적 언어로 설명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 설득력 있게 어필하기 위해선 전통적 성분과 비교해 '얼마나 더 효과적인가'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롱제비티는 새로운 이정표
찬 디렉터는 "지난 6개월 동안 스킨케어 키워드 중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롱제비티(Longevity)'였다"면서, 단순한 노화 방지가 아닌, 세포 수준에서 건강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롱제비티가 주목받고 있다고 짚었다.
건강을 피부 개선의 핵심 축으로 삼는 브랜드 전략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근엔 주름 등 가시적 증상보다 세포 노화, 줄기세포 손실과 같은 '생물학적 원인'에 주목하는 안티에이징 포뮬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건강과 롱제비티 연결에 호의적이지만, 현 시점에서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인체적용시험' 기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을 찬 디렉터는 지적했다.
찬 디렉터는 "롱제비티 포뮬러와 펩타이드 포뮬러를 비교했을 때, 정말로 텔로미어 연장이나 세포 에너지를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면서 "이를 기술적,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게 브랜드의 숙제"라고 봤다.
다음 혁신은 '마이크로바이옴'
찬 디렉터는 "향후 가장 큰 혁신이 일어날 분야는 마이크로바이옴과 개인화"라고 단언했다. 기술 기반 진단과 맞춤 처방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개인화에 날개를 달았다. 지금은 대부분의 피부 진단이 ‘표준 데이터’와의 비교에 그치지만, 앞으로는 각자의 피부 상태를 기준으로 더 정밀한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찬 디렉터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개인화"라고 강조했다.
이미 시세이도는 팬데믹 시기, 피부에서 스트립을 떼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추출된 박테리아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소비자를 세분화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로레알이 최근 등록한 '라이브 바이오틱스' 특허는 피부에 바른 후에도 미생물의 대사 활동이 유지되는 '살아있는 처방'을 다뤄, 기존의 기능성 화장품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찬 디렉터는 "실제 제품에 어떻게 구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스킨케어가 점점 생물학적 접근을 흡수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단순 콘셉트가 아니라 생체 활성까지 고려하는 과학적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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