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데이' 프리미엄 뷰티로 '관세 리스크' 방어

중국 등 일부 브랜드 미참여…고가 뷰티 마진으로 충격 완화

c. DALL-E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프리미엄 뷰티 부문을 전면에 내세우며 관세 리스크 완화에 나섰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Reuters)는 최근 "중국 등 고관세 적용국에서 상품을 들여오는 셀러들 일부가 이번 ‘아마존 프라임데이 2025’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마존은 그 대안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제조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아마존의 '프라임 데이'는 연회비 139 달러를 내는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다. 올해 프라임데이는 오는 7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진행한다.  지난해엔 이틀간의 행사에서 142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2023년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중국 수입품에 대해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지난달 12일 중국과 공동성명을 내고 관세율을 30%로 낮췄다. 중국 뷰티 기업 입장에선 90일 간의 휴전 기간이 있다고 해도, 관세 리스크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존은 해외브랜드 참여가 줄어들어 생기는 틈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제조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관세가 프라임데이 판매 수익과 소비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분석이다.

아마존 미국의 건강 및 뷰티 부문 총괄 매니저 멜리스 델 레이(Melis del Rey)는 "관세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와 협력해 매우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달 전략은 지역적이므로 (관세) 영향이 덜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뷰티가 관세 리스크의 대응책으로 선택된 이유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고가 뷰티 제품이 외부 상황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마진이 타 상품군 대비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인빈치(Invinci)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 아마존 임원인 레네 파커(Renee Parker)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큰 마진을 남기지 않으나 프리미엄 뷰티 제품으론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크기가 작고 가격이 비싸며 대량으로 배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아마존 프라미엄 뷰티 카테고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대변인은 로이터에 "우리는 프리미엄 뷰티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목격하고 있으며, 브랜드들은 아마존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닐슨IQ에 따르면, 아마존 프리미엄 뷰티는 지난해 4월~올해 4월 1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비 약 20% 증가했다. 이는 아마존 내 일반 뷰티 매출 증가율 14%를 웃도는 수치이며, 전체 스토어 1분기 매출 성장률인 5%보다도 한참 높은 수준이다.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들이 프라임데이에 거는 기대도 크다. 에스티 로더의 글로벌 공급망 담당 부사장 로베르토 카네바리는 이달 미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에스티 로더 화장품 완제품의 75% 이상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기존 무역 협정의 보호를 받는다"면서 "아마존 프라임 데이와 같은 '트래픽이 증가하는 쇼핑 기간'은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을 모두 유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013년 처음으로 프리미엄 뷰티 카테고리가 만들어진 당시엔 고가의 뷰티 브랜드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입점을 거부했다.

아마존의 덩치가 커지고 이커머스 이용률 상승 등으로 뷰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지금은 에스티 로더의 유명 브랜드들을 포함해 각종 고가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상태다. 로레알의 CEO 니콜라 이에로니무스는 지난 4월 열린 회사 연례 회의에서 "아마존에 제품을 출시하며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엄청난 가속'이 붙었다"고 언급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