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를 가장 먼저 실험하고, 결과를 반영하는 ‘전략적 테스트 베드’다.”
세계적인 뷰티 트렌드 컨설팅 기관과 소비자 검색 기반 데이터 플랫폼이 한국 뷰티 시장을 소개한 말이다.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는 전 세계 뷰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의 주제로 K-뷰티를 선정했다. 뷰티스트림즈는 전세계 뷰티 산업에 영감을 주는 시장인 한국에서 차세대 성장의 물결을 주도하는 트렌드를 독점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웨비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뷰티스트림즈는 원료, 디자인, 브랜드, 패키징, 유통 등 뷰티에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 트렌드를 제안하고 컨설팅을 전개하고 있다. 회원사로는 에르메스 샤넬 입생로랑 불가리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와 인터코스 세포라 등 화장품 관련기업 등이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뷰티스트림즈의 회원사다.
K-뷰티를 주제로 뷰티스트림즈의 이번 웨비나는 소비자 검색 기반 데이터 플랫폼 스페이트(Spate)가 함께 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열린 웨비나의 제목은 ‘The New Wave of K-Beauty: South Korea’s Trending Innovations in Skincare & Color Cosmetics’이다.
발표자로는 뷰티스트림즈의 트렌드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 엘레오노라 마질리(Eleonora Mazzilli)와 스페이트 공동창립자 야든 호로위츠(Yarden Horwitz)가 나섰다. 이들은 한국의 소비자 행동과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제 시장 변화, 그리고 이를 통해 관측되는 글로벌 확산 가능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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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 중심 사고와 예방 중심 루틴의 부상
한국 시장의 현재 흐름을 설명하는 키워드로는 ‘젠틀 케어(Gentle Care)’와 ‘프리엠티비즘(Preemptivism)’, 합리성 기반 소비 트렌드인 ‘리저널로지(Reasonology)’등이 언급됐다.
젠틀 케어는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민감성을 케어하고, 장벽을 회복시키는 방향의 스킨케어다. 프리엠티비즘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 예방 차원에서 스킨케어 루틴을 실천하는 움직임이다. 노화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와 맞물려 있으며, '프리쥬브네이션(prejuvenation)', 즉 예방 중심의 뷰티 접근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발표자들은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소비자 특유의 조기 대응적 소비 행동과도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뷰티 트렌드는 제품 카테고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재생 크림, 앰플, 진정 마스크, 판테놀 로션, 고보습 장벽 크림 등의 검색량이 많았다. 특히 성분 기반 검색이 두드러졌다. PDRN, EGF(상피세포 성장 인자), 해초 등의 검색량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표자들은 이를 ‘세포 생명력(cell longevity)’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하며, 한국 소비자의 성분 중심 사고가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호로위츠는 “한국 소비자는 특정 성분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명확히 알고있다”며 “소비자가 정보를 브랜드에서 찾지 않고, 성분 중심으로 직접 탐색하고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색조 카테고리에서도 스킨케어의 흐름이 유입되면서 ‘메이크업의 스킨케어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히알루론산이 포함된 립밤, 수분감을 강조한 파운데이션, 민감성용 블러셔 등은 감각적 디자인과 더불어 피부 케어 기능을 강조한다.
메이크업 영역에서도 K-뷰티 브랜드가 미국 및 해외사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리퀴드 하이라이터, 리퀴드 블러셔 등 ‘물광 표현’을 위한 리퀴드 타입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마질리는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맑고 건강한 피부 표현을 중시하는 K-뷰티 특유의 미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피부 본연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확대됐는데, K-뷰티는 이 흐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관점의 제품 설계와 유통 전략
형태와 사용 방식의 혁신은 이번 세미나에서 강조된 주요 관점 중 하나다. 최근 한국에서 출시가 늘고 있는 LED 여드름 패치, 스틱형 미스트, 고체 클렌저, 자가접착 속눈썹 등은 모두 기존의 사용 방식에 변화를 주며, 소비자의 ‘경험’을 중심에 두고 설계된 제품들이다. ‘라이트 스틱 립밤(light stick lip balm)’도 흥미로운 트렌드로 소개됐다. K-팝 콘서트에서 사용되는 응원봉과 유사한 외관을 갖춘 립밤으로, 팬 문화 감성을 뷰티 아이템으로 확장한 사례다. 마질리는 “제품의 물리적 형식이 소비자에게 직관성과 재미를 줘야 소비자는 더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며 “이는 반복 구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품의 물성이나 제형을 넘어, 사용자가 제품을 접하고 사용하는 경험 전반이 제품 가치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서, 사용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만족도를 동시에 결정짓는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것.
소비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중요한 변화로 언급됐다. 발표자들은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보다, 소비자가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에 명확히 응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성분의 기능과 필요성을 간결하게 설명한 콘텐츠는 검색 전환율이 높았으며, 이는 최근 한국 브랜드들이 성분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게 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제품의 설계 방식과 더불어, 유통과 진열 전략에서도 소비자 관점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호로위츠는 “한국의 일부 오프라인 멀티브랜드 매장에선 브랜드 중심 진열 대신 성분 중심의 진열 방식을 시도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 역시 ‘성분 필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랜드보다는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기능을 우선시하며 제품을 탐색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호로위츠는 K-뷰티의 경쟁력을 ‘속도’와 ‘설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성분, 제형, 사용 경험, 커뮤니케이션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기획하는 시장은 드문 편이지만, 한국은 민감하게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트렌드와 이에 빠르게 대응하는 제품 개발 구조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독특한 시장 환경은 글로벌 브랜드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는 “민감성 피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이 명확한 기능 중심 메시지를 통해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소개하며 “감성 중심의 브랜딩에만 의존한 제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검색 전환율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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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테스트베드로서의 K-뷰티 시장
세미나 후반부엔 한국 뷰티 시장의 위치에 대한 통찰이 공유되기도 했다. 마질리는 “한국은 단지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을 가장 먼저 실험하고 그 결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유행의 발원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글로벌 전략 기획 지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분석이다.
한국 소비자는 빠르게 정보를 탐색하고 실험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안을 찾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초기 반응이 빠르게 수집되고, 히트 상품으로 이어지는 주기가 짧다는 점이 브랜드 전략 수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또한, 한국 소비자는 단일 제품보다 하나의 루틴으로 뷰티 제품을 구성하는 데 익숙한 편이다. ‘약산성 클렌저–진정 앰플–장벽 회복 크림–톤업 선크림’ 등의 순서로 스킨케어 루틴을 구성한 소비자들이 많아 브랜드 역시 전주기 루틴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마질리는 “이러한 소비 행태가 제품 중심의 전략보다 ‘기능의 조합’과 ‘사용 맥락’ 중심의 전략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환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K-뷰티는 감정 요소와 감각 경험의 기획력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제품명, 포장, 향, 촉감 등은 단순한 부가 요소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대와 사용 경험을 연결하는 ‘감정 설계의 언어’로 작용한다. 마질리는 “고도화된 루틴 구성과 감정 기반의 제품 기획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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