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헬스케어·이화여대·서울대병원 "EV로 자폐 스펙트럼 치료 가능성 확인 성공"
사회적 상호작용 및 소통 능력 저하, 반복 행동 등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들 유의미하게 개선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4-03 09:59   
자폐증 핵심 증상을 조절하는 락토바실러스 EV(락토베시클) 작용기전.©엠디헬스케어

엠디헬스케어(MD Healthcare),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대학교병원 공동 연구팀이 유산균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체 ‘락토베시클(Lactovesicle)’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IF: 12.8, Nature 자매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자폐증 관련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락토베시클을 투여한 결과, 사회적 상호작용 및 소통 능력 저하, 반복 행동 등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들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어려운 발달 장애로, 최근 ‘장-뇌 축(Gut-Brain Axis)’ 이상이 자폐증의 주요 병인 중 하나라는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기반으로,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생물학적 나노 입자인 락토베시클을 활용해 자폐증의 근본적인 병리를 타깃으로 한 치료법을 제시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락토베시클은 신경 발달과 시냅스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회복시켰다. 특히 자폐증과 연관된 유전자 정보를 집대성한 SFARI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유전자들의 발현 수준이 락토베시클 투여 후 정상적으로 회복된 점은 이 치료 전략의 과학적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또한 락토베시클은 자폐증과 연관된 뇌의 특정 부위인 선조체(운동 조절 및 보상 처리)와 해마(기억 형성)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해당 부위의 유전자 발현 회복도 함께 확인됐다. 이는 락토베시클이 뇌의 기능 이상을 표적하여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폐증 치료에서 주목받는 신경호르몬인 옥시토신 관련 기전도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락토베시클이 옥시토신 및 그 수용체의 기능 회복에 기여함을 입증했으며, 옥시토신 부족 또는 관련 유전자 손상 생쥐에서도 사회적 행동 회복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자폐증 주요 유전자인 Shank3가 손상된 모델에서도 뇌 내 옥시토신 수준이 락토베시클 투여를 통해 회복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한평림 교수는 “락토베시클은 단순한 증상 완화제가 아닌, 자폐증의 병태생리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근본적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락토베시클을 발굴하고 개발한 엠디헬스케어 김윤근 대표는 “이번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증상 치료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한 사례”라며 “락토베시클은 유익한 유산균이 분비하는 천연 물질로, 식품 형태로도 활용 가능하므로 향후 임상시험을 거쳐 의료식품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산균 유래 세포외소포체가 자폐증의 병태생리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최초로 제시한 사례로, 향후 임상 적용을 통한 치료제 또는 의료식품 개발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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