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노우찌·후지사와, 마침내 통합에 합의
글로벌 '톱 10' 진입이 궁극적 목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25 15:08   수정 2004.02.26 15:30
▲ (좌)아오키후지사와사장·(우)다케나카야마노우치사장
'프랑스版 제약 빅딜'의 성사 유무가 안개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한 동안 뜸을 들이며 실행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갖게끔 했던 '일본版 제약 빅딜'이 먼저 터져나왔다.

야마노우찌社와 후지사와社가 24일 "통합을 단행해 약 8,000억엔(77억6,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일본 2위의 거대 제약기업으로 거듭난다는데 합의했다"고 24일 발표했기 때문. 현재 일본의 최대 제약기업은 한해 9,200억엔(85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다께다社이다.

이번 빅딜의 실제가치는 발표당일 증권시장의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할 경우 8,410억엔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양사의 완전통합 합의는 금융업 분야를 제외하면 최근 3년래 일본에서 단행된 최대 규모의 빅딜 중 하나로 기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양사는 통합이 완료될 경우 일본 제약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영업인력을 보유하게 될 뿐 아니라 한해 R&D 예산만 1,400억엔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통합조건에 따르면 야마노우찌측은 24일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한 주당 2.2%의 프리미엄을 붙여 후지사와측 주식을 매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노우찌社의 도이치 다케나카 회장은 "양사가 독자적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겠지만, 세계적인 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최고의 대안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이라며 빅딜 합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후지사와社의 하쓰오 아오키 회장도 "향후 세계시장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한 미래지향적 전략이라는 맥락에서 양사가 통합에 합의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오키 회장은 또 "통합이 실현되더라도 우리는 세계 17위 정도에 랭크될 것이므로 여전히 역부족일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추가적인 M&A를 적극 모색해 3년 뒤에는 매출 1조엔을 돌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즉, 유기적인 성장 또는 보완적인 성격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명실공히 글로벌 '톱 10'에 진입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

양사의 합병과 관련, 현지에서는 5조엔대(약 500억 달러) 볼륨을 자랑하는 일본 제약업계의 위상을 감안할 때 필연적인(logical) 통합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야마노우찌와 후지사와의 빅딜은 모두가 원했던 처방"이라며 "양사의 통합은 분명 '윈-윈전략'의 성과물인 만큼 후속 M&A를 부추길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양사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주요 공략지역 측면에서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쓰비시 증권社의 야스히로 나카자와 애널리스트는 "항염증제와 비뇨기계 치료제에 주력해 온 야마노우찌의 주요 공략지역은 유럽시장인 반면 면역억제제 등을 핵심품목으로 보유한 후지사와는 미국시장에 주력하고 있으므로 양사는 이번 빅딜을 통해 앞으로 한층 다양한 제품群 보유와 풍부한 R&D 재원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따라서 미국시장 공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설명.

한편 일본의 제약업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메이커들이 난립해 있는 관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함량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형편이다.

게다가 정부의 약가인하 압력, 다국적제약기업들의 잇단 진출, R&D 비용의 상승 등으로 현지업체들의 수익구조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한 동안 M&A논의가 활발하게 고개를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2년 전 당시 일본 10위의 제약기업이었던 주가이社가 스위스 로슈社와 12억 달러 규모의 합병계약을 성사시키자 이것이 'M&A 붐'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감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다이쇼社와 다나베社, 쿄린社와 테이진社 등 한때 가능성이 점쳐졌던 빅딜급 논의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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