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류 毒으로 암환자용 진통제 개발
'테크틴' 환자 70%서 통증 뚜렷이 완화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2-02 18:37   수정 2003.12.02 21:29
복어류(blowfish)의 독에서 추출된 한 성분이 머지 않아 암환자들의 통증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인 진통제로 개발되어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캐나다 밴쿠버에 소재한 인터내셔널 웩스 테크놀로지社(IWT)가 "시안화물(cyanide) 보다 강력한 독성을 지닌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성분의 통증억제 효능이 입증됐다"고 공개했기 때문.

즉, 테트로도톡신이 말기암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심한 통증을 완화하는데 괄목할만한 효과를 나타냄에 따라 이미 임상 2상을 통과했다는 것이 IWT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현재 북미지역의 진통제 시장은 한해 380억 달러 규모의 상당한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중 암환자 투여용 진통제들의 마켓셰어는 10% 수준에 달하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이 발매되어 나왔을 경우 블록버스터급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다분함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

IWT측은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앞으로 3년 이내에 새로운 진통제가 발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테트로도톡신을 '테크틴'(Tectin)이라는 이름의 주사제로 개발한 뒤 특허를 취득해 놓은 상태이다.

테트로도톡신은 인체에 노출될 경우 수 분 이내에 마비 증상을 유발할 정도로 강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복어를 재료로 한 음식들이 '요리版 러시안 룰렛게임'으로 불리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위험성 때문이다.

'테크틴'의 효능에 대한 임상 2상에 관여했던 토론토大 약대의 에드워드 셀러 교수는 "일부 환자들의 경우 이 약물을 투여한 후 드라마틱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기존의 진통제들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수준의 것이었다"고 밝혔다.

가령 50대 중반의 한 암환자의 경우 옷을 입을 수도 없었을 만큼 심한 통증에 시달렸으나, '테크틴'을 투여한 뒤 일주일 이상 통증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테크틴'의 임상 2상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을 정도의 ㎍ 단위 미량을 환자들에게 4일 동안 1일 2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IWT측은 "그 결과 70%에 육박하는 대다수의 환자들에게서 통증이 완화된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같은 통증완화 효과는 약물투여를 시작한 후 3일째 무렵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일부 환자들의 경우 완화되었던 통증이 15일 이상 악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IWT측은 "염 채널 차단제의 일종인 '테크틴'이 뇌 내로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의 신호전달 기전을 억제하기 때문에 이처럼 눈에 띄는 통증완화 효능이 나타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풀이했다.

특히 '테크틴'은 모르핀 등의 다른 진통제들과는 달리 부작용이나 의존성, 다른 약물들과의 상호작용 등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WT측은 '테크틴'이 헤로인 증독 환자들에게서 금단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리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복어 한 마리의 간, 신장, 생식기관 등에 총 600도스 분량의 '테크틴'을 제조해 낼 수 있을 것이므로 생산에 별다른 문제점이 뒤따르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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