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새 CEO 지휘 기업 리디자인 예의주시
상당폭 인원감축 시사..3개 사업부 동시분사 가능성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1-10 17:45   

제초제 소송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은 바이엘 그룹이 전년도에 비해 뒷걸음친 3/4분기 경영성적표를 8일 공개했다.

이날 빌 앤더슨 회장은 “3/4분기 경영실적이 상당부분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이라면서 “3/4분기가 결코 가장 강력한 한 분기가 아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빌 앤더슨 회장은 지난 5월말로 퇴진한 베르너 바우만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6월 1일부로 부임한 신임 CEO이다.

제넨테크社 CEO와 로슈社 제약사업 부문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로슈에 재직할 당시 포괄적인 기업전환(transformation)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해 다수의 성공적인 신약발매, 괄목할 만한 매출성장, 조직 전반에 걸친 생산성 제고 등을 견인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3/4분기 경영성적표를 공개하면서 그가 내놓은 언급에 이목이 쏠리게 하는 이유이다.

이날 앤더슨 회장은 일부를 수정해 내놓은 2023 회계연도 경영목표치들을 재확인하면서 “우리에게는 강력한 4/4분기 경영실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사세를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더슨 회장은 “올해 경영실적에 행복해 할 수 없다”며 “500억 유로(약 533억3,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는데도 현금흐름이 제로상태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앤더슨 회장은 “바이엘 그룹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 ‘헬스 포 올, 헝거 포 넌’(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는 데 사세를 집중해 나갈 것”이라면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재무성과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앤더슨 회장은 “이 같은 사명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이행하는 데 집중하면서 그밖에 나머지 부분들은 과감하게 배제하면서 바이엘 그룹을 리디자인하고 있다”고 밝혀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말까지 관리직(management and coordination) 직위의 상당수를 정리하고, 조직개선에 필요한 임무 중심(mission-focus)의 조직으로 변화를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 같은 조직변화를 통해 조직 내 의사결정의 95%가 관리자들이 아니라 실무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앤더슨 회장은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조치가 재직자 수의 대폭적인 감축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것이 곧 전통적인 의미의 비용절감 프로그램은 아니라면서 앤더슨 회장은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차기 연례 주주총회에서 제시될 새로운 이사회(Board of Management) 보상 시스템의 경우 회사의 장기적인 주가동향과 밀접하게 연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앤더슨 회장은 또한 “외부의 금융자문역 등과 함께 조직 전반에 걸쳐 선택할 대안들을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 “조직변화를 위해 회사의 가치창출, 일회성 비용지출, 시너지 효과의 부재, 현금흐름, 부채 의존도(leverage ratios), 세금 누출 및 기타 각종 기준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날 앤더슨 회장은 회사의 조직개선을 위한 대안들로 기존의 3개 사업부문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시나리오와 함께 컨슈머 헬스 사업부 또는 크롭 사이언스(Crop Science)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놓고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궁금증이 앞서게 했다.

심지어 2단계 과정을 거쳐 3개 사업부를 동시에 분리하는 방안(three-way split)도 검토하고 있다고 앤더슨 회장은 털어놓았다.

앤더슨 회장에 따르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내년 3월 ‘케피털 마켓 데이’에 공개되고, 연례 사업보고서 및 2024 회계연도 전망 보고서 등에 수록될 예정이다.

현재의 시장동향을 근거로 앤더슨 회장은 바이엘 그룹이 내년에 완만한 성장을 기록하겠지만, 회사의 수식성은 지속적으로 도전요인들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바이엘 그룹은 3/4분기에 총 103억4,200만 유로(약 110억3,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분기와 대동소이한 성적(-0.2%)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항목들을 반영하기 전의 영업이익(EBITDA)는 31.3% 감소한 16억8,500만 유로(약 17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대체로 크롭 사이언스 사업부의 부진한 실적이 반영된 여파로 분석됐다.

개별사업부별로 보면 전문의약품 사업부가 45억3,800만 유로(약 48억4,0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해 전년대비 0.3%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컨슈머 헬스 사업부는 1.7% 소폭 증가한 14억1,000만 유로를 기록했고, 크롭 사이언스 사업부 또한 43억6,500만 유로의 실적으로 0.6% 소폭 향상된 실적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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