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오해와 진실…"코로나19 중증 치료제 아냐"
임상·RWD 통해 입원·사망률 감소 확인…"고령·고위험군, 팍스로비드 통해 중증화 예방해야"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7-25 06:00   수정 2023.07.31 10:51
한국화이자제약은 24일 팍스로비드 정식 허가 기념 프레스 유니버시티를 통해 팍스로비드의 임상적 가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제품. © 한국화이자제약

“팍스로비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중증 예방이 목적인 치료제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류재윤 차장이 한 말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If it’s Covid, Paxlovid(만약 코비드라면, 팍스로비드로)’라는 주제로 팍스로비드 치료제 정식 허가 기념 프레스 유니버시티(Press University)를 개최하고, 팍스로비드의 약물적응증과 임상적 가치 ,그리고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렸다.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 리토나비르)가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소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허가 받았다. 2021년 12월 긴급사용승인 이후 19개월 만이다.    허가는 EPIC-HR(High Risk patients)과 EPIC-SR(Standard Risk patients) 임상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EPIC-HR 연구는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유효성을 평가한 임상연구로, SARS-CoV-2 감염이 확진된 환자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중증 코로나19 고위험 인자 1개 이상을 가진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팍스로비드 1일 2회 5일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코로나19 관련 입원 또는 모든 원인으로 사망한 시험대상자 비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증상 발현 5일 이내 팍스로비드를 투여했을 경우 치료 시작 후 28일까지 코로나19 관련 입원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적 위험이 86%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에서 팍스로비드의 투여가 시작된 후 진행한 리얼 월드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질병청은 2022년부터 2월 6일부터 4월 2일까지 오미크론 집단 발생 전국 5개 요양병원 입소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중증예방효과를 분석했다. 총 2241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623명은 미투여자 대비 중증화율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 차장은 “이스라엘, 홍콩, 미국, 그리스 등에서 진행한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 RWD)에서도 비슷한 결과들이 나오면서 팍스로비드의 예방 효과는 임상연구, RWD 모두를 통해 증명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환자 증상개선이 아닌 ‘예방’이 목적

류재윤 한국화이자제약 의햑부 차장. © 약업신문

팍스로비드의 허가사항을 살펴보면, ‘입원이나 사망을 포함한 중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성인에서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라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중증’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고, 어렵게 써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는 지적이다.
류 차장은 “팍스로비드는 중증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그는 “팍스로비드는 고령 환자, 고위험군의△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폐질환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 △신경발달 환자는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복용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 만 18세 이상의 기저질환자 또는 면역저하자다. 기저질환자에는 △당뇨 장애 또는 정신 질환자 등이 포함된다.

질병청은 면역저하자를 △현재 종양 또는 혈액암 치료 중인 자 △조혈모세포이식 후 2년 이내 또는 2년이 경과한 경우라도 면역학적합병증이나 면역학적 치료 중인 자 △B세포 면역요법 치료를 받은 지 1년 이내인 자 △겸상구빈혈 또는 헤모글로빈증, 지중해빈혈증으로 치료 중인 자 △선천 면역결핍증으로 치료 중인 자 △폐 이식 환자 등으로 명시했다.

그 밖에도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5일 이내(무증상자 제외)에 해당하며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등도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다. 

또한 팍스로비드는 일반 병원이 아닌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을 통해 처방받아야 한다는 오해도 있다. 문제는 환자와 환자 보호자뿐만 아나리 많은 의료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팍스로비드는 동네 병원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다.

◇"5일 복용기간 완료해야"
한국화이자제약 COVID 사업부 김은지 이사는“팍스로비드 복용을 시작한 지 2~3일밖에 안됐는데, 증상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5일치가 1세트인 만큼 마지막까지 복용을 완료해야 한다”며 “당장에 증상이 사라졌다고 완료된 것이 아니므로  남은 약을 가족들에게 양보하지 말고 반드시 1세트를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억하자 ‘세인트존스워트’
팍스로비드와 범용이 금지돼 있는 약제는 총 37개다. 이들 중 국내에 허가된 품목은 총 26개로, 해당 약제 복용 중단 후 또는 대체의약품 처방 가능한 경우 팍스로비드 투여가 가능하다.

다만, 현재 복용중일 경우, 약제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팍스로비드 투여가 불가한 성분이 있다. 김 이사는 팍스로비드의 병용금지 약물을 크게 △세인트존스워트(불안, 우울증상) △카르바마제핀(간질) △페노바르비탈(간질) △페니토인(간질) △프리미돈(간질) △리팜피신(결핵) △아팔루타마이드(전립선암) 등 총 7가지를 들었다.

특히 불안, 우울 증상 등 갱년기 증상 완화에 주로 사용되는 ‘세인트존스워트’ 성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반드시 확인 후 팍스로비드를 복용해야 한다.

◇너무 어려운 병용금지 약물
처음 팍스로비드가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을 때, 경구용이라는 장점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병용금지 약물이 대거 공개되면서 처방과 복용이 어렵다는 인식이 생겼다.

국내에는 ‘의약품 적정사용(Drug Utilization Review, 이하 DUR)’이라는 제도가 있다. DUR은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할 때나, 어린이, 고령층, 임산부가 약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하는 의약품 정보와 올바른 사용 방법을 알리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약물 사용이 적절하게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즉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정보를 통틀어 말한다. 이러한 DUR을 통해 의료진은 팍스로비드 처방 전 환자의 약물 복용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병용금지 약물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환자의 입장에선 이미 처방받아 복용중인 약에서 병용금지 약을 찾아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환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병용금지 약물을 표기한 설명서를 약국가에 배포하고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이사는 “일반 환자들은 기존에 처방받은 약 중 범용금지 약을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만큼, 환자들이 보다 편하게 대체 의약품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 병용금기 성분. © 중앙방역대책본부
팍스로비드와 병용금기인 ‘세인트존스워트’ 성분 함유 일반의약품 목록. ©중앙방역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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