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2005년까지 화학·폴리머 부문 분사
제약 사업부는 유럽시장 공략에 주안점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1-10 18:16   수정 2003.11.10 21:49
바이엘 그룹이 화학 사업부와 폴리머 사업부의 일부를 오는 2005년까지 분사할(spin off) 방침이라고 7일 발표했다.

지분의 공개매각을 통해 총 64억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고 화학 사업부와 폴리머 사업부의 일부를 정리하겠다는 것.

이 같은 계획은 화학 사업부와 폴리머 사업부를 제외한 잔류 사업부문에 사세를 집중하기 위해 단행되는 것이다. 여기서 잔류 사업부문이란 의약품, 헬스케어, 농화학 사업부 등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최근 3년여 동안 핵심 의약품들에 문제가 잇따르면서 어려움이 계속되어 온 바이엘은 이로써 140여년의 회사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

바이엘은 올해 2/4분기에도 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56%나 감소한 1억2,800만 유로(1억4,7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었다.

현재 바이엘은 제약과 화학 부문 모두 독일 2위에 올라 있는 메이저 메이커. 제약 사업부문에서는 베링거 인겔하임社에 뒤지고, 화학 사업부에서는 BASF社에 미치지 못하는 2인자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분사계획이 공개된 당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바이엘의 주가는 오후 한때 7.17%가 뛰어오른 22.57유로(25.95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바이엘社의 베르너 베닝 회장은 이날 "구조조정이 분사될 사업부문과 잔류할 사업부문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윈-윈전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잔류하게 될 의약품, 헬스케어, 농화학 사업부문은 아낌없는 투자가 전제될 경우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유망한 분야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화학·폴리머 사업부문의 경우 시장에서 기존의 위치를 유지하거나,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투자를 실행에 옮길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 현재 바이엘이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베닝 회장은 덧붙였다.

바이엘의 화학 사업부문은 금속가공, 염색제, 건강식품(nutrition), 가죽제품, 종이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폴리머 사업부문의 경우 플라스틱, 인조견사(rayon), 인조생사, 고무 등을 취급해 온 파트이다.

베닝 회장은 제약 사업부와 관련해서도 "향후 유럽시장을 공략하는데 무게중심이 두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엘은 서부독일 쾰른 인근의 레버쿠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굴지의 제약 메이커. 그러나 지난 2001년 8월 간판품목이었던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또는 '리포바이')이 회수조치된 데다 생산공정상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혈우병 치료제 '코게네이트'(Kogenate)의 매출이 급락하는 등 시련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비 핵심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주력부문 위주로 사업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메이저급 메이커 보다 중견업체를 겨냥한 바이엘측의 전략이 현재 세계 16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이 회사의 경쟁력 확보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게다가 제휴선을 찾기 위한 바이엘측의 노력도 아직껏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

다만 지난해 아벤티스社로부터 크롭사이언스社(CropsScience)를 72억5,000만 유로에 매입함에 따라 세계 2위의 농화학 사업부로 볼륨을 키우는 성과를 도출한 바 있다.

바이엘측은 "분사된 회사가 늦어도 오는 2005년 초에는 별도의 법인으로 주식이 거래될 것이며, 20,0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가운데 한해 56억 유로(64억 달러)의 매출실적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사된 회사는 현재 중국 상하이에 있는 바이엘의 폴리머 사업부 아시아 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악셀 클라우스 하이트만 회장(44세)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잔류할 사업부문의 경우 예상되는 한해 매출규모는 220억 유로(25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쾰른에 소재한 오펜하임은행의 루드거 모에즈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을 통해 바이엘은 이익성이 낮은 사업부문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것임은 물론 사업부문별 경기순환 사이클로 인한 부침으로부터도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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