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TV 광고나 풋볼 경기장에 등장하는 무수한 광고판에도 끼어들지 못했고, 그 많은 농담거리 레퍼토리에서도 왕따당했다.
왠지 공개적인 석상에서 입에 담기엔 낯이 뜨거워지고, 꺼려지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리 오래 전의 일도 아니다.
그런데 5년쯤 전부터 상황이 사뭇 돌변했다. 누구나 서슴없이 뜨거운 화젯거리로 얘기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이 모두가 최초의 경구용 약물인 '비아그라'가 발매되어 나오고, TV광고까지 전파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엄청난 변화이다.
바로 '발기부전' 증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후 지난 9월 '레비트라'가 가세하면서 한창 시장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고, 올해 안으로 '시알리스'도 화려한 데뷔를 알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알리스'의 경우 이미 전 세계 45개국에서 발매되고 있는 데다 프랑스에서는 '위켄드 드럭'이라는 애교스런 애칭까지 얻었다.
美 인디애나州에 거주하는 올해 55살의 게리 슬러네이커 씨는 "이제 계획적인 性 생활이 가능해졌다"며 '비아그라'에 공을 돌렸다. 여기에 '시알리스'가 발매되어 나오면 좀 더 자연스러운 性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부터 발기부전으로 오래도록 속앓이를 해야 했던 장본인이다. 부작용이 적은 데다 한알만 복용해도 주말 내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린 슬러네이커 씨는 '시알리스'가 출시되면 일단 복용해 온 약물을 스위치할 작정이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3가지 약물들이 모두 일정정도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예로 '시알리스'는 체내에서 오랜 반감기가 나타내는 만큼 두통, 안면홍조, 요통 등의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로리다州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아크다르 쿠레시 씨(62세)는 당뇨병 때문에 발기부전 증상을 고민해 온 남성이다.
요사이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레비트라'를 복용하고 있다는 그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효과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는 약물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비아그라'를 복용했을 때와 달리 시력이 흐려지거나 두통이 뒤따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레비트라'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는 것.
비뇨기과 전문의 로베르토 그라나토 박사는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고, 기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거나 줄고, 발기력이 감퇴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한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뭇남성들은 이제 고민을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뉴욕 인근의 맨해셋에 소재한 노스쇼어大 부속병원에서 남성의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브루스 R. 길버트 박사는 "새로운 발기부전 치료제가 발매되어 나올 때면 적잖은 환자들이 약물복용 그룹에 가담하게 되고, 이를 통해 증상개선이라는 도움을 받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大 의대의 앤드류 맥컬라우 비뇨기과장은 "전문가들은 미국에만 3,000만명 이상의 남성들이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 중 치료약물을 투약하는 그룹은 600만명 남짓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컬라우 박사는 '시알리스'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性의학 전문가이다.
한편 화이자社에서 비아그라팀 리더로 일하는 재니스 립스키 팀장은 "신약임을 표방하고 있는 다른 치료제들은 따지고 보면 '비아그라'의 미투드럭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다니엘라 할스트롬 대변인은 "이미 '레비트라'가 신규처방의 12%를 점유하고 있으며, '비아그라'에 만족하지 못한 남성들의 65%가 택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일라이 릴리/아이코스社는 5일 남성 프로골프 투어인 PGA와 4년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발품목들의 뒤를 이었다. '비아그라'의 경우 메이저리그 야구와 자동차 레이싱을 활용한 광고로 톡톡히 효과를 맛보고 있고, 글락소/바이엘은 프로풋볼리그(NFL)와 계약을 체결했었다.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네이튼 바-체이머 박사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광고가 확실히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려는 남성들에게 "의사를 찾아가 이 민감한 주제를 놓고 상담을 받아야 하겠다"고 마음먹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게다가 발기부전 치료제에 관한 한, 의사들도 약물선택 과정에서 환자에게 재량권을 많이 허락하는 편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체이머 박사는 덧붙였다.
그는 또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아마도 3가지 약물들을 모두 복용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비뇨기과 의사로 일하는 리차드 V. 무스토 박사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고개를 숙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