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및 생명공학기업들이 '슈퍼 박테리아'(super bugs)를 퇴치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는 모험수를 불사하고 있다.(betting)
제약업계 관계자 및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시장에 발매되어 있는 150여개 항생제들에 대해 박테리아 내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같은 시도는 도박(gamble)에 가깝다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햄브렉트&퀴스트社의 리챠드 반 덴 브로엑은 "약물에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어 아직까지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바로 이같은 이유로 인해 오늘날 항생제 비즈니스에는 재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항감염제가 성공을 거둘 경우에는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생제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200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가지 틈새 치료제만으로도 한해에 최소한 2억달러의 매출액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애널리스트들은 강력하고 광범위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의 경우 10억달러 매출을 쉽사리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프랑스 롱프랑 SA社의 미국內 자회사인 롱프랑 로라社는 21일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여 주목되고 있다. 이는 美 FDA가 항생제 '시너시드'(Synercid)의 미국시장 발매를 허가했기 때문. '시너시드'는 장내구균속 박테리아(enterococcus faecium bacteria)에 작용하는 약물로는 최초로 허가를 취득했다. 장내구균속 박테리아는 지금까지 장내감염에 작용하는 약물로는 가장 마지막에 찾는 약물(theh last resort)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반코마이신에 대해서도 내성을 나타내고 있다.
美 펜실베니아州 컬리지빌에 소재한 롱프랑 로라측은 "FDA가 '시너시드'를 허가하기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수많은 병원들이 그동안 다른 항생제들로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새로운 항감염제에 대한 임상을 거쳤다"고 밝혔다. '시너시드'는 영국의 경우 이미 발매되어 있는 상태이다.
페니실린과 매우 가까운 약물(a close cousin)인 반코마이신과 메티실린 등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치료제들의 개발도 최근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뇌막염이나 폐렴, 결핵 등 감염률이 높고 때때로 치명적인 상태로 진전되는 질병들을 유발할 수 있는 박테리아 균주들의 내성증가 추세가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박테리아 균주들은 수술 후 입원환자들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원환자들은 가장 흔한 장내 미생물인 장내구균, 또는 콧구멍 및 피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는 또 다른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감염될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 제약협회(PhRMA) 연구·법무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는 버트 스필커는 "27개 정도에 달하는 새로운 항생제 후보물질들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약기업들은 현재의 상황이 공중보건에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무언가 새로운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 중에 있는 많은 항생제들은 대부분 새로운 물질에 속하는 것들. 이들은 페니실린, 메티실린 및 기타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다른 항생제들이 속하는 베타-락탐계와는 다른 기전으로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 인디애나州 인디애나폴리스에 소재한 일라이 릴리社에 의해 지난 1958년 발매되었던 반코마이신은 페니실린과 같은 베타-락탐계 약물은 아니다. 그러나 반코마이신은 베타-락탐계와 마찬가지로 박테리아가 세포벽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기전을 파괴하는(sabotaging)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코마이신은 다른 항생제들에는 내성을 나타내는 중증의 감염증 환자들에게 정맥내 주사하는 방식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파마시아&업죤社는 '자이복스'(Zyvox)를 개발중에 있어 '슈퍼 버그' 치료제 시장에 가장 먼저 관련제품을 내놓을 유력한 후보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자이복스'는 임상에서 메티실린과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인 박테리아에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이복스'는 옥사졸리디논(oxazolidinones)으로 불리우는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중 첫 주자에 속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지난 30여년간에 걸쳐 개발이 진행되어 왔는데, 현재 FDA가 허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다.
美 뉴저지州 페팩에 미국본사를 두고 있는 P&U측은 '자이복스'의 작용기전이 자동차 조립생산 라인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이복스'는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전에 조리라인을 중지시키 듯, 박테리아가 감염유발을 위해 증식을 시작하기 전에 이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페니실린이나 약물학적으로 가까운 관계에 있는(pharmaceutical cousins) 베타-락탐계 약물들은 모든 자동차 또는 모든 미생물들을 조립라인에서 끌어낸 후 파괴한다고 덧붙였다. P&U의 대변인 스티브 리데러는 "P&U는 지난 80년대와 90년대를 통해 항생제 연구분야에 꾸준히 엄청난 돈을 투자해 왔던 기업 중 하나"라며 "이 시기는 박테리아 퇴치를 위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인식되었던 때"라고 말했다.
ABN 앰로증권社의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제임스 키니는 "'자이복스'가 허가를 취득할 경우 오는 2002년 전 세계적으로 약 2억5,000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며, 최고 5~7억달러까지도 달성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뉴저지州 매디슨에 소재한 쉐링프라우社의 경우 '지라신'(Ziracin)에 대한 막바지 개발단계에까지 연구가 진전되어 있는 상태이다. '지라신'은 에버니노마이신(everninomycins)으로 알려진 새로운 계열의 약물로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에 있다.
거대 제약기업들 이외에 일부 생명공학기업들도 독자적으로 항감염 약물들을 개발 중에 있다. 美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큐비스트 파마슈티컬스社(Cubist Pharmaceuticals)는 박테리아 안에서 필수효소를 파괴하는 기전을 지닌(that work by breaking down essential enzymes within bacteria) 약물을 개발 중에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 책임자로 있는 프랭크 탤리는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답토마이신(daptomycin)이 FDA의 허가를 얻어낼 경우 2002년경이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약물내성을 극복한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갈망해 왔던 聖杯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정작 아무도 이같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었다"면서 "우리 회사는 장차 약물내성 문제에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일련의 신약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큐비스트는 새로운 항감염제들을 개발하기 위해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노바티스 AG 등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美 캘리포니아州 마운틴 뷰에 소재한 마이크로사이드 파마슈티컬스社(Microcide Pharmaceuticals)는 박테리아의 유전자 암호를 연구하고 있다. 이는 박테리아로 하여금 치료약물의 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전자들을 파괴시키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또 기존 치료약물들을 변형시켜 주사용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