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우울증 시장, 당분간 중심엔 '렉사프로' 있다
렉사프로 지난해 국내 항우울제 시장 10.8 점유, 2위도 렉사프로 제네릭…신약 개발 전까지 렉사프로 중심 시장 유지 예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4-11 06:00   수정 2023.04.11 06:01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렉사프로와 브린텔릭스가 국내 항우울제 시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난해 6월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19년 81만명에서 2021년 93만명까지 증가했다. 2년 만에 15%가 증가했다. 단순 진료만 받은 환자는 180만명에 이른다. 특히 20대 환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9년 12만명에서 2021년 17만명까지 45.2%가 급증했다.

우울증 환자 증가에는 코로나19도 한몫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와 우울을 의미하는 ‘블루(Blue)’의 합성어 ‘코로나 블루’까지 탄생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고, 이로 인해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한다.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QVIA(아이큐비아)의 IMS Sales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 우울증 치료제는 룬드벡의 렉사프로로 277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렉사프로의 시장 점유율은 10.8%였다. 2위를 기록한 명인제약의 뉴프람도 렉사프로의 제네릭 제품이다.

2019년 17위였던 룬드벡의 차세대 항우울제 브린텔릭스는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위까지 급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브린텔릭스의 시장 점유율은 4%였다.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항우울제로 뇌에서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 우울함, 불안 증상 등을 완화시킨다. 씨프람(씨탈로프함)의 활성이성질체를 분리해 제제화 하는 ‘세로토닌 듀얼 액션(Serotonin Dual Action)’의 독특한 작용기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렉사프로는 기존 SSRI 계열 항우울제 대비 빠른 효과 발현 및 우수한 내약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우울장애에도 외에도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강박장애와 같은 불안장애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브린텔릭스(보티오세틴브롬화수소산염)는 렉사프로를 이은 룬드벡의 차세대 항우울제다. 기존 항우울제와 다른 다중작용(Multimodal) 기전의 항우울제로, 우울증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의 직접적인 조절과 세로토닌 재흡수의 억제를 통한 항우울 효과를 입증 받았다.

브린텔릭스는 세로토닌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증가시켜 뇌 속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을 맞추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기존 항우울제인 SSRI,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I가 세로토닌 단독 혹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해 항우울 작용을 나타내던 것과는 다른 기전이다. 이에 SSRI 또는 SNRI를 통해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항우울제 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FDA는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액솜 테라퓨틱스의 우울증 신약 ‘오벨리티(Auvelity)’를 승인했다. 오벨리티는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NMDA 수용체 길항제(N-Methyl D-Aspartate Receptor Antagonist)로 진해제인 덱스트로메토르판과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인 부프로피온을 혼합한 경구용 항우울제다.

바이오젠과 세이지가 개발하고 있는 ‘주라놀론(Zuranolone)’의 경우 주요 우울장애와 산후 우울증에 대해 FDA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주라놀론은 신경화성 스테로이드로 GABA-A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신약이다. 주라놀론이 FDA의 승인을 받게 된다면 산후 우울증에 사용할 수 있는 최초 경구제가 된다.

국내 회사의 항우울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뉴로라이브와 함께 다중 표적 기반의 비마약성 경구 우울증 치료제인 ‘NR-0601’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NR-0601은 뇌 조직에 전기 신호를 보내 신경세포의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을 가진 경구 항우울제다. 다중 표적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만큼 9개 이상의 표적을 장악한다.

명인제약과 유니메드제약도 ‘브린텔릭스’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개발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는 있지만, 신약이라는 특성상 허가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고, FDA의 승인을 받더라도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렉사프로아 브린텔릭스의 시장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우울제의 특성상 부작용과 안전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미 장시간 사용되어온 렉사프로는 안전성이 이미 입증된 상태”라며 “약을 처방하는 의료진들도 렉사프로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당분간 렉사프로가 국내 항우울제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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