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임상 2b상 ‘B-Clear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결과를 8일 공개했다.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베피로비르센(bepirovirsen)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이 시험의 결과는 아울러 의학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만성 B형 간염에서 베피로비르센이 나타낸 효능 및 안전성” 제목으로 같은 날 게재됐다.
이 시험결과에 따르면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의 일종인 베피로비르센은 현재 뉴클레오사이드 및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NA)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 중이거나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B형 간염 표면항원(HBsAg) 및 B형 간염 바이러스(HBV) DNA를 지속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은 이에 따라 베피로비르센의 임상 3상 시험에 내년 상반기 중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결과는 베피로비르센이 단독요법제 또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와 병용요법제로 기능적 완치(functional cure)에 도달할 수 있는 유망한 잠재적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시험결과를 보면 이와 함께 베피로비르센을 사용한 치료를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 세부그룹의 확인이 가능할 것임이 확인되면서 미래의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와 관련,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이나 간암 등의 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글로벌 공공건강 위협요인의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형편이다.
매년 약 90만명이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
‘기능적 완치’란 바이러스가 혈액 중에서 검출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약물치료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면역계에 의해 통제될 수 있을 것임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치료대안들은 기능적 완치에 도달하는 데 제한적인 수준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들 가운데는 뉴클레오사이드 및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 치료제들은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 뿐, 제거는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생토록 복용을 지속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크리스 코시코 개발 담당부회장은 “오늘 공개된 ‘B-Clear 시험’의 결과를 보면 약 3억명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을 위해 고무적인 진일보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같은 시험결과를 근거로 베피로비르센이 내년에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하고, 보다 많은 수의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이 기능적 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순차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 2b상 ‘B-Clear 시험’은 착수시점 당시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통해 안정된 상태를 내보였거나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베피로비르센 12주 또는 24주 요법을 진행하면서 효능‧안전성을 평가한 시험례이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베피로비르센은 4일 및 11일차에 부하용량을 투여한 후 300mg 용량을 주 1회 24주 동안 투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진행했던 환자들의 9%와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았던 환자들의 10%가 혈중 B형 간염 표면항원 수치가 검출하한선(LLOD) 이하로 나타난 데다 B형 간염 바이러스 DNA 수치가 정량하한선(LLOQ) 이하로 나타났다.
또한 착수시점에서 B형 간염 표면항원 수치가 낮게 나타났던 환자들이 베피로비르센을 사용한 치료에 최선의 반응을 나타냈음이 눈에 띄었다.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환자들의 16%와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사용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은 환자들의 25%가 일차적 시험목표에 도달했다는 의미이다.
이번 시험결과는 4~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간질환연구협회(AASLD)의 2022년 간 학술회의 석상에서 발표되었고, 동시에 의학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게재됐다.
시험을 총괄한 홍콩대학 퀸 메리 병원의 우엔만펑 교수(위장‧혈액질환내과 과장)는 “만성 B형 간염이 세계 각국에서 수 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치료가 어렵기도 정평이 난 질환”이라면서 “이번에 ‘B-Clear 시험’에서 도출된 유망한 자료를 보면 베피로비르센이 착수시점에서 B형 간염 표면항원 수치가 낮게 나타난 사람들을 포함한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에게서 기능적 완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은 보다 많은 수의 환자들에게서 기능적 완치를 이끌어 내고,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의 전체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베피로비르센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