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의료기기 시장 '아프리카'…"선제적 대응으로 시장 확보"
2026년 23억 달러 규모 예상…국산 의료기기 품질력·신뢰도 기반 통합패키지·현지 협력 나서야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9-27 06:00   수정 2022.09.27 06:01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기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기업이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의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 KOTRA)는 최근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동향’ 이라는 리포트를 발간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리포트는 지난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SA)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17.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Fitch Solution에서 제공한 자료에서는 오는 2026년이면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23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기기 시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향후 정형외과용품 및 인공기관, 의료소모품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타 의료용품의 경우 아프리카 전체 의료기기 시장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헬스케어 접근성 확대 및 신규 의료 인프라 개발 수요 증가에 기인해, 2021~2026년간 정형외과용품 및 인공기관, 의료소모품이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프리카는 구강 위생관리에 대한 인식도가 낮고, 치과의사도 부족해 치과용품 시장 비중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자보조용품 수요는 이미 확대돼 있어 연평균 성장률 자체는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오 치과용품 및 환자보조용품 시장 성장률을 낮게 예상했다.
 
현재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의료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의 경우 역내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의료시장 성장 기회도 많고 ▲케냐의 경우 우후루 정권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 및 정책 추진, 우호적 비즈니스 환경 등으로 관련 투자 유입이 확대될 것이며 ▲가나의 경우 시장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나 높은 인구증가를 기반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의료 산업은 높은 인구, 빠른 도시화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심혈관 질환, 암, 당뇨 등을 중심으로 한 만성질환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의료 산업 확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시장 성장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아프리카 의료시장은 전면적으로 수입과 국제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다국적 기업의 입지가 확고한 시장이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는 생산력이 낮아 간단한 저품질 의료소모품만 현지 조달이 가능하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나이지리아 정부는 의료 산업 성장을 위해 여러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리포트는 “아프리카에서는 선진 의료 인프라 마련을 위한 민관협력 기회가 다양하게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는 전체 의료기기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가장 많은 부분을 아프리카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가 순으로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방역용품을 포함한 지난해 아프리카 수출액은 약 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의료기기 중에서는 진단영상기기의 수출 비중이 높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진단키트를 중심으로 한 방역용품의 수출이 급증했다. 2020년 대비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 품목은 ‘환자보조용품’으로, 호흡기 수출이 전년 대비 955% 성장했다. 기타 의료용품과 치과 용품 수출도 각각 111.2%, 67.3% 증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선 “국산 의료기기의 높은 품질력과 확실한 A/S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패데믹 이후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아프리카에 빠르게 진출했으나, 낮은 품질, 잦은 고장 등으로 신뢰도가 하락한 반면, 국산품의 경우 높은 품질이 입증되면서 확실한 A/S 정책을 동반한다면 추가 수출로 연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보고서는 “아프리카 각국 정부들은 코로나19 이후 의료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의료 인프라 구축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관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 케냐 등은 정부 주도적 의료 확충 시업을 추진 중이나 재원 및 노하우 부족 등으로 지연, 의료 산업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민건강보험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관련 법률제정 컨설팅부터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K-의료 통합패키지’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아울러 현지의 의료인력 양성 및 운영능력 교육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의료 협력 방안 마련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단순 제품 판매 뿐 아니라 제품 사용법에 대한 트레이닝 등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의 진출 모델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리포트는 원격진료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아프리카 국가들 내 지역별 의료 서비스 격차가 큰 점을 감안, 원격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기기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것. 소득 및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도록 사용법이 간단하고 손쉬운 의료기기 진출이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원격 의료 전문 어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수출도 동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리포트는 현지 에이전트와의 협력 및 현지 네트워크 확보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경험 있고 신뢰할 만한 현지 에이전트 발굴 및 협력이 성공적인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포트는 “납품은 물론 각종 등록 및 인증 과정에서도 에이전트가 전반적으로 활동하는 만큼, 에이전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현지 바이어와 에이전트들은 타 시장 대비 구매 규모가 작아 최소주문수량 등 요구가 까다롭지만, 한번 거래 시 거래가 지속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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