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그룹체제 해체 획기적 구조조정
올해 말까지 각 사업부 독립된 회사로 분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0-01 17:30   수정 2003.10.01 23:45
의약품에서부터 진단용약, 동물약, 각종 화학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거대그룹(conglomerate)의 면모를 과시해 왔던 바이엘 AG社가 지난달 30일 획기적인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헬스케어 사업부, 화학 사업부, 테크놀로지 서비스 사업부 등 기존의 조직을 모두 별도의 기업으로 분사하겠다는(spinning off) 것.

바이엘은 또 폴리머 사업부, 비즈니스 서비스 사업부, 인더스트리 서비스 사업부 등도 올해 말까지 예외없이 독립된 회사로 재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바이엘은 4개의 업종별 사업부와 3개의 서비스 사업부가 각각 독립된 회사로 체제가 재편된 가운데 지주회사가 총괄하는 형태로 경영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농업 관련사업을 맡아 왔던 사업부인 크롭사이언스社(CropScience)의 경우 아벤티스社의 농업 사업부를 인수한 뒤 이미 지난해 10월 1일부터 법적으로는 바이엘 그룹과 완전히 독립된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8월 크롭사이언스가 아벤티스의 농업 사업부를 인수한 것은 바이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바이엘은 그 동안 ▲제약 ▲화학 ▲폴리머 ▲농약(agrochemicals) 등 4개 주력사업부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구조가 시대에 뒤쳐졌다는 비난을 감수해 왔다.

이에 따라 바이엘은 이미 지난해부터 기업구조를 철저히 해체하고(overhaul), 각 조직을 별도의 사업체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각 조직별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면서 독자적으로 M&A 등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보장해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바이엘은 지난 2001년 8월 블록버스터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이 회수조치되는 등 헬스케어 사업부문에서 거듭된 악재에 시달려 왔던 입장이어서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약사업 부문의 M&A 파트너를 물색하고, 화학 사업부에서 제휴관계 구축을 통한 성장을 모색해 왔던 것도 구조조정 시나리오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바이엘 그룹의 베르너 베닝 회장은 "체제를 새롭게 개편키로 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성공을 창출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데 목적을 둔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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