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社는 자사의 CD20☓CD3 T세포 관여(engaging) 이중 특이성 항체 ‘룬수미오’(Lunsumio: 모수네투주맙)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취득했다고 8일 공표했다.
‘룬수미오’는 최소한 2회에 걸쳐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濾胞性)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이번에 사용을 승인받았다.
또한 ‘룬수미오’는 규격품(off-the-shelf) 형태의 치료제여서 치료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대기기간을 필요로 하는 환자별 맞춤 치료제 등과 달리 곧바로 치료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 소포성 림프종은 매년 유럽 각국에서 2만8,0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진단을 받고 있는 형편이어서 전체 비 호지킨 림프종 진단건수 5건 가운데 1건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이 상당수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소포성 림프종은 여전히 난치성(incurable) 종양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재발 또한 잦은 편이어서 치료주기가 축적될 때마다 치료결과가 악화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슈社의 레비 개러웨이 최고 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대표는 “유럽 최초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치료용 이중 특이성 항체로 ‘룬수미오’가 허가를 취득한 것을 환영해 마지 않는다”면서 “높은 반응률, 규격품 공급‧사용, 그리고 일차적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 투여가 가능하다는 ‘룬수미오’의 장점이 진행성 소포성 림프종을 치료하는 방법을 바꿔놓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시티 오브 호프 암센터의 엘리자베스 버드 조교수(혈액 종양학)는 “앞서 다양한 치료제를 사용했지만 치료에 실패한 소포성 림프종 환자들을 위해 또 하나의 치료대안이 확보된 것은 보다 나은 치료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의의를 부여할 만한 개가”라며 “새로운 계열의 면역요법제라 할 수 있는 ‘룬수미오’와 같은 약물들이 즉시 사용이 가능한 데다 항암화학요법제의 사용이 필요하지 않고, 사용기간 또한 정해져 있다는 장점 등에 힘입어 치료를 위한 대기기간이 불필요하면서 지속적인 관해를 나타내는 치료제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집행위는 임상 1/2상 ‘GO29781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결과를 근거로 ‘룬수미오’의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것이다.
이 시험에서 ‘룬수미오’는 높은 완전반응률과 함께 완전반응을 나타낸 환자들의 대다수가 최소한 18개월 동안 그 같은 반응을 유지했고, 집중적인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소포성 림프종 환자들에게서 양호한 내약성을 내보였다.
평균 18.3개월 동안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평균 반응기간이 22.8개월, 완전반응률이 60%, 객관적 반응률은 80%로 각각 집계됐다.
가장 빈도높게 관찰된 부작용은 39%로 집계된 사이토킨 방출 증후군이었지만, 대체로 저등급 중증도를 나타내는 데 그친 가운데 치료가 종료된 시점에 이르면 해소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피험자들의 20% 이상에서 수반된 부작용을 보면 호중구 감소증, 발열, 저인산혈증 및 두통 등이 보고됐다.
최초 투여가 반드시 입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거듭 강조해 둘 만한 부분이다.
상세한 시험결과는 지난해 12월 11~14일 미국 조지아州 애틀란타와 디지털 공간에서 개최되었던 미국 혈액학회(ASH) 제 63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2건의 임상 3상 시험을 포함해 ‘룬수미오’의 견고한 임상개발 프로그램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 중 ‘CELESTIMO 시험’은 2차 이상 약제로 ‘룬수미오’와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를 병용하는 요법으로 설계된 시험례이고, ‘SUNMO 시험’은 미만성(彌慢性)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들을 위한 2차 이상 약제로 ‘룬수미오’와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를 병용하는 요법을 평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편 로슈가 2022년 들어 림프종 적응증으로 EU에서 허가를 취득한 것은 ‘룬수미오’가 두 번째이다.
앞서 지난 5월 치료전력이 없는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폴라이비’와 ‘맙테라’(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및 프레드니손(R-CHP)을 병용하는 요법이 EU 집행위원회의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