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를 최초로 승인했다.
이에 앞서 FDA는 지난해 12월 최초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백신을 허가한 바 있다.
FDA는 미국 뉴욕州 태리타운에 소재한 제약기업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社(Regeneron Pharmaceuticals)의 3중(三重) 복합 모노클로날 항체 ‘인마제브’(Inmazeb: 아톨티비맙+마프티비맙+오데시비맙-ebgn)를 소아 및 성인 자이레型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14일 승인했다.
FDA의 최고책임자인 스티븐 M. 한 박사는 “오늘 결정이 FDA가 과학과 자료를 근거삼아 국내외적으로 공공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요인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이번에 ‘인마제브’가 발매를 승인받은 것은 중요한 공공보건 소임의 일환으로 각종 감염성 질환들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들의 개발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여 왔던 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던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로 불리는 자이레型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4개 에볼라 바이러스種 가운데 하나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이나 야생동물들의 혈액, 체액 및 조직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침구류, 의류 등의 표면이나 감염자의 체액에 오염된 물질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적절한 감염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채 진료에 임한 의료진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마제브’는 에볼라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당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치료제이다.
당단백질이 세포 수용체에 부착되어 바이러스 및 숙주세포의 세포막과 결합하면(fuses)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아톨티비맙, 마프티비맙 및 오데시비맙 등 ‘인마제브’를 조성하는 3개 항체들은 이 당단백질과 동시에 결합해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결합 및 진입을 차단하게 된다.
‘인마제브’의 효능은 자이레型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확진받은 382명의 소아 및 성인환자들을 충원한 후 착수되었던 1건의 임상시험 ‘PALM 시험’과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난 2018~2019년 기간에 진행된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PALM 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과 콩고민주공화국 국립생물의학연구원(INRB)이 주도한 가운데 몇몇 국제기구 등이 협조하면서 진행되었던 시험례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감염성질환관리국(OID)의 존 팔리 국장은 “오늘 허가결정이 이루어진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항하기 위한 첨단 치료제들을 긴급하게 필요로 하고 있음이 명확한 팩트인 만큼 오늘 결정은 괄목할 만한 진일보”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PALM 시험’은 154명의 환자들에게 ‘인마제브’(개별항체 각 50mg)를 1회 정맥주사하거나 168명의 대조그룹에 개발이 진행 중인 다른 약물을 투여하면서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다기관, 개방표지, 무작위 분류 대조시험례이다.
이 시험의 일차적인 목표는 28일차 시점에서 사망률을 평가하는 데 두어졌다.
시험을 진행한 결과 ‘인마제브’를 투여받았던 154명의 환자들 가운데 28일 후 사망률이 33.8%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어 종료시점까지 시험에 참여한 153명의 대조그룹에서 도출된 사망률 51%를 유의할 만하게 밑돌았음이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에서 ‘인마제브’를 투여받은 환자 수는 228명에 달했다.
피험자들 가운데 ‘인마제브’를 투여받았던 환자들에게서 가장 빈도높게 수반된 부작용을 보면 고열, 오한, 빈맥, 빈호흡(또는 과다호흡) 및 구토 등이 관찰됐다.
다만 이 같은 증상들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들에게서 빈도높게 수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마제브’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이 약물의 생백신 바이러스 복제가 억제될 수 있는 데다 백신의 효능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생백신의 병행투여를 삼가야 한다.
투여 관련 부작용을 포함한 과민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에는 약물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인마제브’는 ‘희귀의약품’ 및 ‘혁신 치료제’ 지정을 거친 끝에 이번에 최종승인을 취득한 것이다.
한편 FDA는 지난해 12월 머크&컴퍼니社의 최초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백신 ‘얼베보’(Ervebo: rVSV△G-ZEBOV-GP)를 승인한 바 있다.
‘얼베보’는 지난 2014~2016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했던 아프리카 기니(Guinea)에서 수행된 1건의 시험결과 등을 근거로 허가관문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