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로 발매 중인 한 약물이 심한 수면장애와 코골이 증상을 개선하는데 괄목할만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 무호흡증은 코와 구강으로 유입되어 폐까지 도달하는 산소의 흐름이 잠을 자는 기간 동안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최대 1분여 동안이나 호흡이 중단될 정도다.
영국의 경우 전체 중년남성들의 1% 정도가 수면 무호흡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 등이 발병할 확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형편이다.
아울러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관계로 행동장애, 학습장애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수면 무호흡증에 사용되고 있는 기구는 마스크, 코 마개(nasal prongs) 정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 기구는 사용하기에 상당한 불편이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美 일리노이大 수면·환기장애센터의 데이비드 칼리 교수팀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수면장애전문의협회(APSS) 학술회의에서 "항우울제의 일종인 미르타자핀(mirtazapine)이 수면 무호흡 증상과 코골이를 뚜렷이 개선시켜 준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오가논社가 '레메론'(Remeron)이라는 상품명으로 발매하고 있는 미르타자핀은 뇌내 케미컬의 일종인 세로토닌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과 감정, 식욕, 수면 등을 조절하는 케미컬이다.
칼리 교수팀은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시험을 진행한 데 이어 20~70세 사이의 수면 무호흡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후속연구를 수행했다.
피험자들에게는 7일 동안 매일 잠자리에 들기에 앞서 1시간 전에 미르타자핀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의 시험을 3회에 걸쳐 반복진행했다.
시험기간 동안 연구팀은 피험자들의 수면 실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미르타자핀 투여群의 경우 수면 중 호흡이 중단되거나, 호흡속도가 느려지는 횟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수면 상태가 일시 중단되는 횟수도 28%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칼리 교수는 "미르타자핀이 이제껏 수면 무호흡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던 시험에 사용된 어떤 약물보다 괄목할만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