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트렉손, 과민성 대장증상 개선효과 '뚜렷'
76% 복부팽만감·통증·설사 등 완화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5-30 17:20   수정 2003.06.01 19:43
알코올 중독이나 헤로인·모르핀 등 마약류의 과량복용을 치유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날트렉손(naltrexone)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데 괄목할만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美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약기업으로 새로운 진통제 개발에 주력해 온 페인 테라퓨틱스社(Pain Therapeutics)는 "50명의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결과 76.2%에서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페인 테라퓨틱스社의 레미 바비어 회장은 이날 "4주간에 걸쳐 소량에 불과한 0.5㎎의 날트렉손을 매일 복용토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부팽만감, 통증, 변비, 설사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수반되는 증상들이 뚜렷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효과는 또 남자환자들의 76.5%와 여자환자들의 75.0%에서 확인되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나타내지도 않았다고 바비어 회장은 설명했다.

아울러 날트렉손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4주 동안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았던 일수를 집계한 결과 시험 착수 이전에 비해 19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현재 전체 미국인 5명당 1명의 비율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美 국립당뇨·소화기·신장병연구소(NIDDKD)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빈번히 진단되는 증상의 하나로 꼽히고 있을 정도.

현재 미국시장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로트로넥스'와 노바티스社의 '젤놈' 등 2개 약물들이 FDA의 허가를 취득해 발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 약물들은 여성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데다 단기간 투여용도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비어 회장은 "장 내부에서 마약성 약물들이 불균형을 보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장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아편양 제제 길항제를 투여했던 것"이라며 이번 시험을 진행했던 배경을 공개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는 날트렉손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준비 중에 있으며, 보다 대규모로 임상 3상 후속연구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남·녀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에게서 날트렉손이 나타내는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될 경우 페인 테라퓨틱스는 FDA의 발매허가를 거쳐 미국시장에서만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바비어 회장은 부푼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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