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트·다께다, 밀월관계에 종지부?
TAP, 신약부재·경쟁심화로 한계 직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5-16 19:26   수정 2003.05.19 09:16
일본 최대의 제약기업인 다께다 케미컬 인더스트리社는 현재 86억달러(9,946억엔)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에 묻어둔 예금과 주식까지 합하면 총 9,946억엔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다께다社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다음달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로 취임을 앞둔 야스지가 하세가와 내정자에게 모종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메드 어드바이저스 증권社의 매니징 파트너 사무엘 아이즐리는 "새로운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안겨줄 복안을 갖고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다께다측이 공격적인 지분 환매(repurchasing)에 나서야 한다는 것. 이는 다께다社가 애보트社와 제휴해 설립했던 TAP 파마슈티컬스社의 지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현재 오비메드社는 다께다 지분 290만株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57세의 하세가와 내정자는 지난 33년간 다께다에 재직해 온 베테랑. 특히 지난 1989년부터 93년까지 TAP의 부회장을 역임했고, 98년 8월 일본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회장직을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다께다가 최근 9년 동안 기록했던 평균 이익금 수준에 해당하는 자금을 R&D에 투자할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다께다는 지난 3월 말로 종료된 2002 회계연도에 전년도 보다 16% 증가한 2,735억엔(23억달러)의 이익을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보트와 손잡고 블록버스터 항궤양제 '프레바시드'와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론'(Lupron) 등을 세계시장에 발매 중인 다께다는 현재 도쿄증권거래소(TSE)에서 기업가치가 3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메이저 제약기업.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하세가와 내정자가 막대한 현금 보유력을 무기로 경쟁업체를 매입하거나, TAP를 완전인수할(take over)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BC 에셋 일본지사의 펀드 매니저 존 윌슨은 "TAP는 애보트측 보다 다께다측에 훨씬 중요하고 의미로운 존재"라고 말했다. 특히 윌슨 매니저는 "현재 다께다는 가까운 장래에 내놓을 유망신약이 부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창업자의 직계후손인 쿠니오 다께다가 하세가와에게 회장직을 승계할 것임을 발표했던 지난달 22일 이 회사의 주가는 17%가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다께다가 2005년까지는 세계무대에 내놓은 대형신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세가와 내정자의 앞길이 험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중론이다. 그가 취임한 후 이 회사가 지난 9년 동안 창출했던 수준의 이익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치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

미즈호 증권社의 애널리스트 히로시 다나까는 "앞으로 다께다는 최소한 매출규모가 500억엔대에 이르는 신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이익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께다는 최근 5년 사이에 식품사업부와 동물용 의약품 사업부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을 정리하면서 이익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환경사업부까지 분사시켜 이제는 처방약 사업부와 OTC 사업부만 남은 상태이다.

하세가와 내정자는 지난달 회장 후임자 결정에 즈음해 가진 브리핑에서 "다께다는 연구개발력을 발판으로 명실공히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BNP 파리바 증권 일본지사의 도모카즈 기타무라 애널리스트는 "TAP가 다께다 북미지사와 통합할 경우 영업인력에 대한 좀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케 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TAP는 '프레바시드'의 광고비를 증액한 데다 '루프론'도 경쟁이 심화된 관계로 올해 1/4분기에 순이익 규모가 18% 뒷걸음질친 2억6,4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애보트측의 대변인 캐슬린 질건은 TAP 지분에 대한 매각의향을 물은 질문에 직접적인 언급을 유보했다. 다만 TAP는 애보트와 다께다가 50대 50으로 설립한 제휴회사로 현재 양사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로 핵심을 비껴갔다.

J. P. 모건 증권社의 미쯔오 오미 애널리스트는 "다께다가 지난해 올린 이익금의 절반 정도는 TAP를 통한 '프레바시드'와 '루프론'의 수출에서 창출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께다측도 지난해 상반기(9월말 기준)에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북미시장에서 올렸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편 쿠니오 다께다 현 회장과 하세가와 내정자는 모두 아직까지 미래의 M&A 여부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있다.

노린츠킨 젠쿄렌 에셋社의 다카히로 나까지마 펀드 매니저는 "다께다가 가급적이면 일본계 제약기업을 매입하고자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세가와 내정자는 오는 6월 27일 공식적으로 회장직을 승계하게 된다. 일본의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4조엔으로 기업볼륨 6위에 랭크되어 있는 다께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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