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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돌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증진 등을 위해 새로운 습관에 자신을 적응시키고자 시도하곤 한다.
이와 관련, 간헐적 단식에 의한 건강증진 효과가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기고문이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지난달 26일 게재되어 주목되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과대학의 마크 P. 맷슨 박사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노화연구소의 라파엘 드 카보 박사가 ‘간헐적 단식이 건강, 노화 및 질병에 미친 영향’ 제목의 기고문이 바로 그것이다.
맷슨 박사는 지난 25년여 동안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주력해 온 학자이다. 20여년 전에 간헐적 단식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저서를 출간한 인물이기도 하다.
존슨 홉킨스대학 의과대학에서 신경과학을 강의하는 교수로 재직 중인 맷슨 박사는 이번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의사가 간헐적 단식을 시도하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노하우와 임상적 적용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절, 통상적으로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먹는 시간대를 6~8시간으로 좁히는 방법과 매주 2일 동안은 식사량을 조절하는 이른바 5대 2 간헐적 단식 등 두가지 방법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중 단식하는 시간대와 먹는 시간대 사이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 세포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은 일련의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어 왔다는 평가이다.
식사량이 부족할 때 이에 적응토록 하는 체내의 작용기전을 의미하는 ‘대사전환’(metabolic switching)을 촉발시키기 때문이라는 것.
세포들이 체내 축적분을 모두 소모했을 때 나타나는 대사전환이 촉발되면 체내에서 지방이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대사과정 속도의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
맷슨 박사는 “이 같은 대사전환이 상당한 시간 동안 체내의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스트레스 내성을 증가시키면서 염증 발생을 억제하게 된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성인들은 매일 삼시세끼에 더해 스낵까지 추가로 섭취하는 식생활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대사전환을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뒤이어 4건의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 결과를 인용하면서 “간헐적 단식이 혈압과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고, 심장박동수를 안정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간혈적 단식이 비만이나 당뇨병과 관련이 있는 위험요인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임을 뒷받침하는 입증자료들도 갈수록 더 많이 축적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영국 사우스 맨체스터 대학병원 국가의료제도(NHS) 재단 트러스트가 총 100명의 과다체중 여성들을 충원해 진행한 2건의 연구결과를 보면 5대 2 간헐적 단식이 칼로리 섭취량을 낮춘 여성들에 비견할 만한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냈을 뿐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과 복부지방 개선에는 비교우위 효과를 내보였다는 것.
또한 맷슨 박사는 최근 발표된 연구사례를 상기시키면서 간헐적 단식이 두뇌건강 증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이 진행한 후 지난해 4월 공개한 연구결과를 보면 총 220명의 건강하고 정상체중을 소유한 성인들에게 2년 동안 칼로리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을 유지토록 한 결과 일련의 인지기능 검사를 진행했을 때 기억력 향상의 징후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맷슨 박사는 “물론 간헐적 단식이 학습력이나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할 수 있으려면 보다 많은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도 “충분한 입증이 이루어질 경우 단식 또는 단식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이 신경퇴행 및 치매를 지연시키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날이 도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간헐적 단식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 날이 그리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맷슨 박사는 “해당 연구사례들을 진행했던 학자들조차 대사전환의 메커니즘을 100% 규명하지 못한 데다 적잖은 사람들이 단식을 할 수 없거나 행할 의지조차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장차 언젠가는 간헐적 단식이 확산되면서 이 요법에 적응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이에 힘입어 단식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맷슨 박사는 단언했다.
우리의 몸과 뇌가 새로운 습관이 길들여짐에 따라 2주에서 한달 정도가 지나면 단식으로 인한 공복감과 쉽사리 화를 내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다.
끝으로 맷슨 박사는 “의사들이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단식기간 및 단식횟수를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방법을 환자들에게 권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