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한의계 ‘한방난임’ 대격돌, 해결점 보일까
안전성‧유효성 검증 둘러싼 의견 갈등…26일 토론회서 맞짱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26 09:49   수정 2019.12.26 09:51
‘한방 난임’의 타당성을 둘러싼 한‧의계 의견 다툼이 팽팽한 가운데, 두 입장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출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32만6800명으로 2017년 대비 8.7% 줄었으며, 합계 출산율 역시 0.98명으로 2017년의 1.05명 보다 7.1% 감소해 인구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0일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완화를 위해 난임시술비 지원단가를 대폭 인상(2019년 50 →2020년 최대 110만원)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난임 시술, 한의약 난임치료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한의약 난임치료의 ‘저비용 고효율’을 주장하며 국가가 직접 나서서 한의약 지원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한·양방 난임시술 비용 및 임신율' 자료에 따르면 한의약 난임치료의 임신 성공률은 24%로 양방 난임시술인 인공수정술의 13.5%를 상회했으며, 비용 또한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이 공개한 전라북도 익산시의 사례에서도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익산시 관내 총 155명을 대상으로 한의약 난임사업(6개월 추적관찰)을 실시한 결과, 5년간 평균 임신성공률이 34.2%에 이르렀으며, 5년 모두 한의가 양방보다 높은 임신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가 예산 6억 2천만원을 투입해 실시한 한의약 난임치료 효과규명 임상연구(2015~2019년 5월까지 진행) 결과, 참여자 90명 중 13명이 임신했고, 이 중 7명이 12주 이상 임신을 유지, 출산했다고 확인됐다.

임상적 임신율은 14.44%, 착상률 14.44%, 임신유지율 7.78%, 생아출산율 7.78%였다. 중대 이상반응 및 기형 출산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제성도 일정부분 확인됐다. 1개 의료기관에서 난임 치료를 받았을 때 양방은 295만원이었지만, 한방은 8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은 이 같은 근거에 따라 계속해서 한방 난임의 효과성‧안전성 입증을
강조하며 “대규모 데이터만 있다면 한의약 난임치료에 대한 안전성 입증이 가능한 만큼 한의약 치료 한약을 복용한 임산부 코호트 데이터 수집·관리가 정부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없는 논문’이라며 최근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생물통계센터 잭 윌킨슨 박사의 논문 심사 거부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2019 한의약 난임지원사업 성과대회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한의협에서 주장하는 임신 성공률 14.44%는 누적 임신율로 실제 한 주기당 임신율은 2.06%에 불과하다”며 “아무 치료를 하지 않은 자연 임신시도보다 한방 난임 치료를 통한 임신율이 낮은 결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임신에 이른 환자 13명 중 1명이 자궁외임신, 5명 유산 등의 높은 유산율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한방 난임치료 연구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적 원리도, 성분도 알 수 없는 치료를 국민이 부담하도록 하게 해선 안 된다”고 제기했다.

첩약 급여화, 추나요법부터 한방 난임까지 한‧의계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가운데, 금일(26일) 10시 국회의사당 제2소회의실에서 열리는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관련 토론회’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논문 저자인 김동일 교수는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결과’에 대해 발표한다. 최영식 연세대 의대 교수는 '과학적 비평'을 주제로 한방난임연구 논문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따질 예정이다.

주제 발표 후에는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을 좌장으로 류상우 차의과대 교수, 이진무 경희대 한의대 교수, 조준영 꽃마을한방병원장, 이중엽 함춘여성병원장, 이무열 중앙대 의대 교수, 김난권 부산대 한의전 교수가 참여하는 지정토론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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