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 ‘PD-L1 발현율’ 삭제, 환자들에 큰 도움될 것”
강진형 교수 “선택지 다양화는 좋은 소식…더 넓은 급여 혜택 기대”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8-12 06:00   수정 2019.08.12 06:41
얼마 전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과 국내 남성 3대 비뇨기암인 방광암 치료에서 PD-L1 발현율에 관계 없이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한 면역항암제가 탄생해 주목받았다. 그 주인공은 항 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기존 급여 조건이던 ‘PD-L1 발현율 5% 이상’ 조항 삭제와 함께 급여 제약을 벗은 것이다.

티쎈트릭의 급여 확대가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의 약제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5%로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환자 한 명이 면역항암제 치료를 급여 혜택 없이 1년간 받는다면, 1억 원에 육박하는 약제비를 본인부담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사진>도 이 같은 전망에 공감했다.

그는 “그동안 면역항암제는 PD-L1 발현율 기준에 따라 급여혜택 여부가 나뉘었다. 펨브롤리주맙(상품명: 키트루다)은 PD-L1 발현율 50% 이상,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은 PD-L1 발현율 10% 이상부터 급여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티쎈트릭의 급여 확대 소식은 PD-L1 발현율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특히 PD-L1 발현율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보험 급여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했거나, 치료비 부담을 감내하며 어렵게 치료를 이어온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이번 티쎈트릭 급여 확대의 바탕이 된 임상인 ‘OAK 임상’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OAK 임상 결과를 통해 ‘조금 더 신중한 처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OAK 임상은 PD-L1 발현율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서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한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PD-L1 발현율에 따라 조금씩 생존기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발현율이 높을수록 생존기간의 연장되거나 종양이 반응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적 결과를 기반으로 처방이 신중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면역항암제의 급여 소식이 들려온다는 것, 즉 치료의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은 분명히 의료진에게 좋은 소식이다. 단, 여러 선택지 중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를 선별해야 하는 의료진의 몫은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는 약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고민한 의료진이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폐암 항암제 시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두 가지 치료 옵션만이 있던 가운데, 어느덧 면역항암제가 급여의 문턱까지 넘었다.


강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하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단, 면역항암제 역시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환자가 있다. 환자를 잘 구분해서 처방하는 것이 의료진의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소세포폐암 치료는 지난 3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그 이유는 소세포폐암에 대한 깊은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체 폐암 환자 중 소세포폐암 환자 비율은 15% 미만인데다, 한 번 내성이 생기면 어떤 치료제도 듣지 않아 생존 기간이 짧다. 수술도 할 수 없어 조직을 얻기 쉽지 않아 연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티쎈트릭을 포함해 일부 면역항암제가 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소세포폐암이 어떤 이유에서 암이 증식하고 발전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하겠지만, 면역항암제가 소세포폐암에서도 희망을 보여줬고 앞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소세포폐암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미래에 대해 “향후 더 넓은 급여 혜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면역항암제는 더 넓은 급여 혜택의 폭을 가지게 될 것이며, 폐암 외에 다른 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적용할 수 있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펨브롤리주맙 단독, 펨브롤리주맙-페메트렉세드-시스플라틴 병용 요법 등의 옵션이 개발된 만큼 1차 치료에서도 더욱 활발히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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