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이불 적시는 야뇨증, 치료 필요한 ‘질환’
절반 이상이 바소프레신 부족…‘데스모프레신’ 효과 톡톡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14 10:50   수정 2019.06.14 10:51
야뇨증은 소아가 만 5세 이후에도 한달에 1회 이상 수면 중 소변을 지리는 증상을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부모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뇨증은 엄연히 병으로 구분된다. 야뇨증은 소아에서 알러지 다음으로 흔한 만성질환이자 전세계 만 5세 아동의 약 15%에서 20%가 겪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소아비뇨의학회가 우리나라 5세에서 12세까지의 아동 2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아에서 12.6%, 여아에서 10.2%가 야뇨증을 겪고 있으며, 학부모의 야뇨증에 대한 이해도와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 경험 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뇨증은 야간 다뇨, 방광 기능의 문제, 수면중 각성장애, 유전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수면중 바소프레신(항이뇨호르몬)의 분비 부족으로 야간 요량이 증가하는 ‘야간 다뇨’는 야뇨증 환자 3명 중 2명에서 관찰되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바소프레신은 우리몸의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지는 항이뇨호르몬으로 신장에서 오줌으로 만들어져 몸 밖으로 배출되는 물을 다시 흡수함으로써 몸 안의 수분함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정상인은 생리적으로 수면중 바소프레신 분비가 증가하여 야간에는 소변 생성이 감소한다.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비뇨생식기클리닉 정재민 교수는 “야뇨증이 있는 아이가 정상 아이보다 수면 중 바소프레신이 적게 분비되는 것이 과거 해외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흔히 밤에 묽은 소변을 많이 보는 아이들은 야간 다뇨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바소프레신의 합성 유사제인 데스모프레신을 투여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데스모프레신 제제는 일차성 야뇨증(5세 이상)과 야간다뇨와 관련이 있는 야간뇨 증상의 치료(성인에 한함)에 사용된다. 드물게 수분의 체내축적으로 인한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취침 전에 약을 복용하고 복용전 1시간, 복용 후 8시간까지 수분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이 밖에 야간 다뇨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는 삼환계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 항부교감신경계인 옥시부티닌, 톨테로딘 등이 있다.

이미프라민은 중추신경계에서 수면의 깊이를 낮춰 방광이 찼을 때 쉽게 인지해 깰 수 있게 하고, 방광에 대한 항부교감신경 작용을 통해 야뇨증을 조절한다. 치료 효과는 항이뇨 호르몬과 유사하며, 약 50~70%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과거에 많이 사용됐으나, 간혹 부주의로 인해 과량 복용하는 경우 심부정맥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유럽 각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톨테로딘은 방광 배뇨근을 이완시켜 기능적 방광용적을 증가시킴으로써 야뇨증을 조절한다. 특히 다증상성 야뇨증에 효과적이고 특히 요류역동학 검사에서 방광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야뇨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야뇨증을 겪는 아이는 또래집단 혹은 동생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자존감을 상실할 뿐 아니라, 이는 자아형성, 학업성취도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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