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요법’, 소포림프종서 R-CHOP 자리 대체한다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으로 독성 낮추고 효과 높여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9-04 18:04   수정 2018.09.04 18:05
비호지킨림프종은 면역계인 림프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혈액암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림프종의 한 종류다. 전신에 걸쳐 분포해 있는 림프 조직에 발생하는 만큼 전이는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수술로는 거의 혜택을 볼 수 없으며, 항암제 치료가 주된 치료가 된다.

1990년대 비호지킨림프종의 치료는 강한 독성을 기반으로 하는 ‘CHOP’이 사용돼 왔다. CHOP은 4가지 약물, △사이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염산 독소루비신(hydroxydaunorubicin) △황산 빈크리스틴(vincristine)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병용요법의 약자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 B세포의 표면항원을 표적하게 되면서 ‘R-CHOP’이라는 치료가 개발됐다. ‘R-CHOP’은 B세포 기원 림프종에 한해 CHOP과 리툭시맙(Rituximab)을 병용하는 요법을 말한다.

여전히 R-CHOP은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특히 공격형 림프종의 대표아형인 광범위 큰 B세포 림프종(DLBCL)에서 R-CHOP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현재까지 성공을 거둔 연구는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R-CHOP의 효과를 뛰어 넘는 요법이 나타났다. ‘BR 요법’이라고 불리는 병용 요법이 몇몇 임상을 통해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해 낸 것. BR 요법은 벤다무스틴(상품명: 심벤다)과 리툭시맙과 병용하는 요법이다.

투여 대상은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을 대상으로 하며, 그 중에서도 소포림프종(FL)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다. 소포림프종은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의 한 아형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체 림프종의 약 20%를 차지하는 흔한 종양이지만 한국에서는 약 3% 가량으로 드문 아형이다.

BR 요법이 각광받는 이유는 각종 임상연구를 통해 그동안 표준요법으로 쓰여 왔던 R-CHOP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SF)은 늘리고, 독성은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소포림프종(여포형 림프종) 및 외투세포 림프종(MCL)을 포함한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iNHL)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BR 요법은 R-CHOP 대비 2배 이상의 PFS 연장 및 혈액학적·비혈액학적 독성 위험성 감소 효과를 보였다.

StiL NHL 1-2003 연구에 따르면, BR 요법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69.5개월로, R-CHOP 투여군의 31.2개월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혈액학적 독성 발생률은 BR 요법 투여군 30%, R-CHOP 투여군 68%로 나타나 BR 요법 투여군에서 2배 이상 혈액학적 독성 발생률이 낮았다.

안전성이 높아짐에 따라 G-CSF 사용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림프종 항암치료 중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인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할 경우, 발열과 감염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와 별개로 G-CSF 및 항생제 투여가 필요해지는데 이 부분에서 G-CSF의 사용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

StiL NHL 1-2003 연구에 의하면 BR 요법 투여군은 호중구감소증 발생으로 인한 G-CSF 제제 사용 빈도가 R-CHOP 투여군 대비 5배 이상 낮아(4% vs 20%) 높은 비용효과성을 입증했다.

홍정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R-CHOP은 그동안 비호지킨림프종의 근간이 되어 왔지만, 이를 극복하는 전략이 필요했다”며 “대표적인 지연형 림프종 아형인 소포림프종에서 심벤다는 여러 측면으로 기존의 표준요법인 R-CHOP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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