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 전국망 구축- 'CSO' 역할 대두
도매-새로운 사업 창출, 제약-판매관리비 절감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2-17 08:09   
도매업소의 판매용역업체(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 역할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백제약품 동원약품 등 전국적 유통망을 확보한 도매업소 출현으로 '특정지역(시,도)에 대한 영업능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영역'이라는 국내 도매업계의 한계를 넘어서는 단계로 돌입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국내에 CSO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쥴릭이 한독약품의 영업기능을 위탁받아 자체적으로 마케팅매니저와 디테일영업 인력을 고용해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유통망확보 도매업소 출현으로 외자제약사의 유통물량을 독점하고 있는 쥴릭과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데다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도매업체가 CSO를 겸하는 역할분담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

이는 최근 영업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제약업체 영업이익률 하락의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재순애널리스트는 '도매상 전국화로 유통망 변화 가능성 대두'란 분석자료를 통해 " 제약업은 여타 제조업에 비해 높은 판매관리비 비중(약 35% 대 12%)을 보이는 업종으로, 높은 판매관리비 비중은 부담스럽다. 이런 이유로 전국 유통망을 확보한 대형 도매업체가 출현하면 유통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아웃소싱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웃소싱을 통해 유통비용 및 영업/마케팅비용의 절감을 피하고 결과적으로 연구개발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

도매업계도 마찬가지. 의약분업 이후 지역기반의 국내 도매업소들이 마진축소, 쥴릭의 진출로 인한 사업기회 상실, 도매업소 난립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CSO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 단순배송의 차원을 넘어 디테일영업을 대행함으로써 제약업체는 영업인력의 수급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CSO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윈-윈 전략' 수립 기반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역할분담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약업체의 판매관리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고 비용절감을 통해 제약업체는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소수 도매업체가 의약품유통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경우 제약업체가 판매용업업체를 통해 일부 디테일 영업기능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애널리스트는 " 매출액 대비 영업/마케팅과 유통부문에 대한 비용의 비중을 파악하기 위해 인건비와 영업사원 교육훈련비, 물류지급수수료, 운반비 등을 합산해 본 결과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제약사에게 유효한 전략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 따라서 이들 회사가 CSO계약 체결시 수익증가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CSO와 관련,LG생명과학 '팩티브'의 미국/유럽 판권을 넘겨받은 '진소프트'는 자체적으로 모든 영업인력을 직접 채용하지 않고, CSO를 활용해 팩티브를 판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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