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드링크가 뭔지 도통 모르는 애, 너지?
소아ㆍ청소년 4명당 3명 꼴..잘 알지도 못하면서 벌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0-17 16:28   


소아 및 청소년층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억제하기 위해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이나 구입연령 제한 등 금연 캠페인과 같은 대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서 언급된 ‘무광고 포장’이란 제품명만 표기하고 로고, 색상, 상표, 브랜드 이미지, 판촉정보 등의 삽입을 금지하는 포장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州都) 퍼스 인근도시로 알려진 수비아코에 소재한 아동학 전문 연구기관 텔레톤(Telethon) 아동연구소의 하신타 프랜시스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영양학 교육 및 행동誌’(Journal of Nutrition Education and Behavior) 10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소아 및 청소년층의 에너지 드링크 소비량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교육적인 개입전략: 질적연구’이다.

프랜시스 박사팀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에 소재한 고등학교 재학생들을 위주로 12~25세 연령대에 속하는 소아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그룹 면접조사를 진행했었다.

이를 통해 소아 및 청소년들의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이를 마셨을 때 수반되는 효과 또는 부작용 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파악코자 했던 것.

프랜시스 박사팀은 아울러 소아 및 청소년들이 평소 에너지 드링크를 자주 마시거나 음용을 멀리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들과 이들의 에너지 드링크 소비량을 낮추기 위한 개입전략 등을 찾아내고자 했다.

면접조사에서 도출된 결과와 관련, 프랜시스 박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소아 및 청소년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했을 때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유해한 영향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결과를 보면 평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고 답한 소아 및 청소년 응답자들 가운데 거의 4명당 3명 꼴로 자신이 마신 에너지 드링크에 어떤 성분들이 들어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은 에너지 드링크에 표기된 용량이나 사용설명서에 표기된 권고내용 등에 대해서나 잘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고 있는 사유로는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눈에 띄었다. 아울러 시험을 보거나, 운동을 하거나, 운전 중일 때 또는 장시간 동안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잠을 쫓는 효과 등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많았다.

프랜시스 박사는 “이밖에도 다수의 응답자들이 저렴한 가격, 좋은 맛, 간편한 구입, 에너지 드링크 업체들의 활발한 판촉활동 등이 자신의 에너지 드링크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한 응답자는 에너지 드링크 업체들이 밤시간에 오락실에까지 판촉사원들을 보내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곤 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고, 또 다른 응답자는 주로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온라인 및 TV 에너지 드링크 광고가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일이 쿨하다는 느낌을 안겨준다고 답해 놀라움이 앞서게 했다.

프랜시스 박사는 “반면 에너지 드링크 마시기를 삼가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경우에는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좋지 않게 느껴지는 맛, 높은 가격 및 부모의 제지 등을 꼽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사결과를 보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후 별달리 유해한 영향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들이 많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250ml 용량의 캔 제품 하나를 마셨거나 하루 종일 또는 밤 사이에 여러 캔을 마신 후 자신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거나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그 같은 영향이 나타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프랜시스 박사는 “기력감퇴와 집중력 저하, 안절부절함, 졸림, 스트레스, 실신, 구역, 떨림, 심장박동수 증가, 환각 및 의존성 등의 여파가 나타난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부연설명했다.

한 예로 올해 23세인 한 응답자의 경우 “마치 피부가 얼얼해진 것처럼 온몸이 웅웅거리는 느낌을 받았고,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

프랜시스 박사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소아 및 청소년층의 이해도를 높이고 양질의 영양공급이나 활발한 신체활동, 충분한 수면 등 다양한 대안들이 강구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공동연구자의 일원인 지나 트랩 연구원은 “지금까지 수행된 에너지 드링크 관련 연구사례들의 대부분이 성인 소비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정작 마케팅 활동은 소아 및 청소년 남자아이들에게 주안점이 두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는 말로 후속 보완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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