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제약사업 처분案 내부 진통
최고경영단 의견 양분, 노조도 반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12-10 07:41   
제약사업 부문의 처분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바이엘 그룹의 베르너 베닝 회장이 만만치 않은 내부 반발에 직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닝 회장은 지난달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졌던 그룹 투자설명회에서 "적절한 중견급 파트너(minority partner)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제약사업부에 대한 지배적 권한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인터넷신문 11월 14일자 참조>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독일 2위의 제약기업인 쉐링 AG社가 바이엘의 제약사업 파트를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불거진 바 있다. <본지 인터넷신문 12월 3일자 참조>

이와 관련, 노조대표 자격으로 바이엘 그룹의 최고경영단에 참여하고 있는 에르하르트 기페리히는 6일 '파이낸셜 타임스'紙의 독일版과 가진 인터뷰에서 "제약사업 부문의 향배를 놓고 최고경영단의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의견이 베닝 회장의 계획을 좌절시킬 수는 없을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베닝 회장은 과거 제약사업부를 총괄할 당시부터 최대주주 지위의 포기를 강력히 반대했던 장본인이자 현재 최고경영단 의장을 맡고 있는 만프레드 슈나이더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페리히는 "특히 바이엘 그룹의 경영문화는 매우 전통을 중시하는 스타일인 데다 내부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때는 만장일치를 지향해 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바이엘 그룹은 지난해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이 시장에서 회수조치된 이후로 제약사업 부문에 대한 파트너를 찾고자 노력해 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콜'의 회수 이후 제약사업 부문은 수익성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

그러나 바이엘 그룹의 경영자들과 재직인력 다수는 여전히 제약사업 파트를 그룹의 심장(heart)과도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자체도 올들어 제약사업부와 헬스케어 사업부의 최고책임자를 해임했는가 하면 두 사업부의 미래 운명과 관련해 수 차례 태도를 바꾸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약사업 부문의 향배와 관련한 내부 진통은 특수화학사업부인 라인 케미(Rhein Chemie)를 처분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이엘 그룹은 지난 10월 "2억1,500만유로(2억1,500만달러)를 받고 라인 케미를 미국의 민간투자회사 애드번트 인터내셔널社(Advent International)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최종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었다.

라인 케미는 고무, 윤활유, 플래스틱 등에 첨가하는 물질을 생산해 온 사업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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