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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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01-02 17:27   수정 2006.09.22 17:24


박인성
* 연세대학교 졸업
* 제일제당(주) 상무
* CJ 올리브영(주) 대표이사

최근 의약분업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드럭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드럭스토어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드럭스토어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머뭇거리기가 쉽다. 이에 드럭스토어의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드럭스토어의 정의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드럭스토어의 정의

 드럭스토어가 처음 등장한 미국에서는 `조제약과 건강 및 미용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소비자의 일상 생활의 편리성에 대한 Needs를 만족시켜 주는 상품을 가지고, Self 판매 및 장시간 영업하고 주거 지역에서 가까운 편리한 입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소매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의 드럭스토어란 `의약품, 화장품, 일용잡화(문구·필름·식품) 등을 판매하는 소매점'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에 비하여 홍콩에서는 `편리한 입지에서 건강과 미용에 대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Health& Beauty chain store'라는 다소 상이한 개념이 등장한다. 국가별로 약간씩 상이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국가별로 상이한 의약분업 체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은 완전한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므로 드럭스토어도 기본적으로 처방전의 조제에서 출발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 드럭스토어의 매출중 약 50%가 처방전의 조제 수입이다. 이에 반하여 일본은 부분 분업이 시행되고 있어 드럭스토어에서 처방전의 조제는 거의 발생되지 않는 실정이다.

분업체계 따라 국가별 개념 차이 달라
고령화·건강개념 증가로 21세기 유망사업 부상


 따라서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의약품보다 화장품, 일용잡화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드럭스토어가 발달한 지역 중 하나인 홍콩은 과거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병·의원에서 직접 조제를 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중국 의약품의 사용이 보편화되어 일반 의약품의 수요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홍콩의 드럭스토어중 점포내 약국(pharmacy) 부문을 운영하고 있는 비율이 10~20%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홍콩의 드럭스토어에서 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고, 오히려 화장품, Toiletary, 유아용품 등의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듯이 드럭스토어란 정형화된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업태이다.

드럭스토어의 성장배경

 90년대 이후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서 드럭스토어 사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경기 침체에 빠져 있는 일본에서 드럭스토어만이 유독 높은 성장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전반적인 소득의 증가로 건강과 미용에 대한 필요성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둘째, 의약품과 화장품은 싸게 팔아서는 안된다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드럭스토어들이 파괴하였다. 모든 소매업의 기본이지만 고객들은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셋째, 건강과 미용에 관련된 상품에 대한 One-stop shopping이 가능하고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서의 드럭스토어

 1999년 11월 국내 최초로 Olive Young이 오픈한 이후 몇몇 드럭스토어를 표방한 점포들이 나타났으나 곧 문을 닫고 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이는 드럭스토어의 기본 개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드럭스토어라고 하면 약국+편의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드럭스토어란 각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Health&Beauty라는 테마하에 구매 연관성이 높은 상품들을 효율적으로 취급하는 高난이도의 소매업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내 드럭스토어의 정착을 위하여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요구된다.

 Olive Young도 오픈 이후 상권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어떤 입지의 점포는 약국의 매출 비중이 높은 반면, 다른 입지에서는 화장품을 포함한 Beauty care 상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표준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드럭스토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Flexible한 업태이기 때문이다.

드럭스토어의 미래

 일본 체인드럭스토어의 예상에 따르면 2010년에는 드럭스토어 점포수가 지금보다 250% 증가한 3만여개가 전국적으로 운영될 것이고, 시장 규모는 약 10조엔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회 환경이 유사하다는 전제하에 2010년 국내에는 약 2~3천개의 드럭스토어가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가 되면 드럭스토어도 국내에서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로 접어 들것이다.

 또한 미국의 유명한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도 시장 보고서를 통하여 고령화 사회의 도래, 여성 경제 활동의 증가,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 증가로 드럭스토어를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외를 막론하고 드럭스토어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이 드럭스토어가 발전할 경우 관련 업계 및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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