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회의원 홈페이지 게시판이 찬반공방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동물병원이 인체용 의약품을 약국이 아닌 도매상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거론하면서부터다. 특히 약사사회의 반발이 큰 모습이다.
새누리당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인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의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는 최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나눠지고 있다. 지난 3일 동물병원이 약국을 통해 구입하는 인체용 의약품을 도매상으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김 의원의 언급이 계기가 됐다.
대통령 주재하는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김 의원은 '동물병원에서도 사람에게 쓰는 항생제나 주사제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수의사가 이때 사용하는 의약품을 약국에 가서 구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규제개혁 차원에서 도매상으로부터 직접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광림 의원 홈페이지에는 이를 반대한다는 글과 지지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처방전 발행을 의무화해 약국에서 약을 받도록 하는 것이 이용자인 보호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과 동시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부담을 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함께 등장했다.
특히 게시판에 올라온 글 가운데 작성자가 약사로 보이는 글들에서 '부당성'이나 '오남용 우려'를 강조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자신을 약사라고 밝힌 한 게시자는 '수의사가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마땅한 동물용 의약품이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직접 인체용 의약품을 도매상으로부터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는 현행규정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부당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마땅한 동물용 의약품이 없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말이다.
동물병원에서 인체용 의약품을 도매상으로부터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 사용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우려의약품의 불법사용이나 불법판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게시자는 '동물에게 사용한다는 이유로 전문의약품을 구입해 암암리에 팔 수도 있다'면서 '외국의 사례처럼 동물에게 쓰이는 약도 엄격하게 의약분업을 시행해 비정상적 유통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체용 의약품을 약국에서 구입함으로써 소비자인 보호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동물병원의 인체약 직접 구입은 부당합니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는 '동물병원에서 처방전 발급을 거부하며 엄청난 약값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면서 '수의사 주장대로 약국을 통한 의약품 구입 때문에 약값이 비싸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 의약분업 취지를 살려 동물병원에서 처방전 발급을 강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