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쓰이는 날트렉손(naltrexone)이 정신질환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는 병적 도벽(kleptomania)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뚜렷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병적인 도벽 증상이 전체 인구의 0.6%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美 미네소타大 의대 존 E. 그랜트 박사팀은 '임상 정신의학誌' 4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10명의 환자들에게 11주 동안에 걸쳐 날트렉손을 투여한 결과 이 중 9명에서 병적 도벽 증상이 크게 완화되었다는 것.
날트렉손은 마약의 환각효과를 억제하는 용도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그랜트 박사는 "연구결과 7명의 환자들은 날트렉손을 투여한 후 병적 도벽이 매우 뚜렷한 수준으로(very much) 개선되었으며, 2명은 뚜렷이(much) 증상이 완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머지 1명의 환자도 비록 도벽 증상이 계속되기는 했지만, 그 빈도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랜트 박사는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소규모 시험을 통해 도출된 것이므로 보다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로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날트렉손이 병적인 도벽을 완화시키는 구체적 기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한편 병적 도벽은 오늘날 충동조절 장애 증상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물건을 훔치기 전에 긴장감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훔치는 일을 행하는 동안 쾌감과 희열을 느끼는 증상을 뜻하는 말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