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제약界 "노인독점권制도 도입을"
소아독점권外 새로운 인센티브 필요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4-09 06:18   
최근 유럽집행위원회는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을 경우 약물의 특허가 만료된 후에도 6개월의 독점판매기간을 추가로 보장하는 미국式 소아독점권制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지 인터넷신문 3월 30일자 참조>

소아독점권制는 "소아는 작은 성인(成人)이 아니다"라는 기본전제에서부터 출발하고 있고, 또 나름대로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도이다.

이와 관련, 유럽의 제약업계 내부에서 이번에는 "노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새로운 특허연장 인센티브로 노인독점권制의 도입을 서둘러야 할 때"라는 견해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직은 유럽의 의약품 허가당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는 데다 제약업계 내부적으로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8일부터 12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 중인 UN의 노화에 관한 2차 총회에서 노령층 인구의 급증 현상이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면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N의 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인구 10명당 1명(6억2,900만명)이나, 오는 2050년에 이르면 5명당 1명 꼴(2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약리학전공의사협의회(IFAPP;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ssociations of Pharmaceutical Physicians)의 도미니코 크리스쿠올로 회장은 "제약기업들이 임상시험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소아독점권制와 유사한 성격의 제도가 노인들의 경우에도 도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유럽 의약품연합회(EFPIA)의 마리-끌레르 피커트 부회장은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아의 경우도 5년 전까지는 별도 임상시험에 대한 마인드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했던 것은 지금의 노령층 임상분야와 마찬가지였다는 것.

유럽 우수임상시험기준포럼(EFGCP)의 로저 비커스타프 회장은 "현재 우리 기구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령층의 약물대사 기전은 일반 성인들의 그것과 분명 다르고, 체내장기도 약화되어 있는 상태인 만큼 성인에 비해 적은 양의 약물을 투여하는 것만으로 올바른 복약지도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령층에 대한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전반적인 재 검토 작업이 필요한 문제라고 비커스타프 회장은 설명했다. 크리스쿠올로 회장도 "75세 이상의 고령환자들은 여러 가지 약물들을 동시에 복용하고 있음에도 관련정보는 부족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 의약품평가국(EMEA)에서 약물안전성 및 효능 평가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마리사 파팔루카는 "기본적으로 노인대상 임상시험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우리는 이미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인구변화의 추이를 감안해 참여자들의 연령층 분포를 조정토록 제약업계에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이 제도가 조만간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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