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업계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대대적인 의약품재분류이다. 의약품재분류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졌다.
올 8월 최종 확정된 전환품목은 총 504품목으로 전체 의약품의 1.3%에 해당한다.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동시분류 세가지로 분류됐으며 내년 3월 1일부터 전격 분류 시행된다.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된 품목은 총 262품목이다.
원래 일반의약품이었던 어린이 키미테 패취, 우루사정200mg, 여드름치료제(클린다마이신외용액제), 습진약 등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은 내년 3월 1일부터 병・의원 처방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품목도 200품목이다.
전문의약품인 잔탁정 75mg, 무좀치료제(아모롤핀염산염외용제) 등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동시분류품목은 총 42개다.
히알루론산나트륨 0.1%, 0.18%(인공눈물), 파모티딘 10밀리그람 정제(속쓰림 치료), 락툴로오즈(변비) 등 동시분류 품목은 효능 및 효과에 따라 병의원 처방 또는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의약품 재분류에서 단연 논란이 됐던 것은 피임제였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던 사전피임제를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했던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은 접근성 강화를 위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다는 재분류안이 지난 6월 발표됐다.
재분류안이 발표되자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의료계, 약사회, 시민단체 등은 저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재분류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낙태반대운동연합, 천주교, 한국생명윤리학회 등은 사전・사후 피임약 모두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 경실련, 녹소연, 여성민우회 등은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약 모두 일반약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 외에 식약청이 제시한 재분류안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어 피임제 재분류는 난항을 겪었다.
결국 과학적 분류를 통해 도출됐던 의약품 재분류안은 식약청이 3년간 데이터 축적 및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자료를 모은 후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사실상 3년간 재분류 유예다.
이로 인한 식약청과 복지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비판이 가해지기도 했다.
이번 재분류로 인한 재분류로 의약품 구성비율은 전문의약품 56.4%, 일반의약품은 43.6%로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6800여 품목에 대한 재분류를 완료했지만 일부 품목의 상시분류를 예고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푸시드산 등 항생제 외용제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내성연구 사업 결과를 토대로 분류를 재검토하고 스테로이드 외용제의 부작용에 대한 조사 연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대상에는 후시딘, 쎄레스톤지 등이 포함돼 이들 품목에 대한 재분류가 아직 논란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 확정된 재분류안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 교체, 대국민 안내 등 소요기간을 고려해 6개월 뒤인 2013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