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틴’ 유방암 적응증 허가 없던 일로?
FDA 자문위 표결 끝 철회 권고, 9월 최종결론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0-07-21 12:11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가 표결을 진행한 결과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유방암 적응증 허가를 철회토록 권고하는 案을 찬성 12표‧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로슈社의 자회사인 제넨테크社는 “진행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 유방암에 ‘아바스틴’을 ‘탁솔’(파클리탁셀)과 병용하는 1차 선택약 적응증에 대해 FDA 항암제 자문위가 철회를 권고했다”고 20일 공개했다.

제넨테크에 따르면 자문위는 또 시판 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바스틴’을 ‘탁솔’ 또는 다른 항암화학요법제들과 병용했을 때 수반될 수 있는 위험성과 부작용이 효용성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했음을 각각 찬성 13표 전원일치 및 찬성 12표‧반대 1표로 가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고 보면 FDA 항암제 자문위는 지난 2007년 12월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 추가 권고 여부를 놓고 표결을 진행했을 당시에도 부작용을 감수할만큼 효과가 괄목할만한 수준의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찬성 5표‧반대 4표로 부결시켰었다.

이에 따라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 추가는 심사기간이 좀 더 연장되거나, 허가신청이 반려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당시 FDA는 전이성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제가 부재한 현실에서 새로운 치료제가 시급하고 절실히 요구된다는 점을 들어 잠정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결정했었다.

‘잠정승인’이란 지난 1994년 법이 제정됨에 따라 AIDS나 암 등 신약이 시급하고 절실하게 요구되는 질병들의 경우 일단 치료효과가 인정되면 우선 승인을 결정하고, 차후 시판 후 조사에서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로슈측은 잠정승인을 취득한 후 완전승인(full approval)을 취득하기 위해 ‘아바스틴’과 다른 항암제를 병용투여했을 때 나타난 효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추적조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건의 추적조사 사례들에서 ‘아바스틴’의 무진행(PFS) 생존기간이 평균 2.9개월 연장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당초 관찰되었던 평균 5.5개월에 상당정도 미치지 못했던 데다 고혈압, 단백뇨, 출혈 등 부작용 발생사례들도 보고된 상태이다.

FDA 항암제 자문위는 이처럼 추적조사에서 도출된 결과들에 주목하고, 이번에 적응증 허가 취소 권고案을 내놓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문위의 이번 결정과 관련, 제넨테크측은 “진행성 유방암에 ‘아바스틴’을 다른 항암화학요법제들과 병용하는 1차 선택약 적응증에 대해 FDA가 오는 9월 17일까지 최종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바스틴’은 지난해 매출이 21% 급신장하면서 62억2,200만 스위스프랑(약 59억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던 블록버스터 드럭. 애널리스트들은 유방암 적응증의 허가가 취소될 경우 10억 달러 안팎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슈社의 산드라 호닝 글로벌 혈액제‧항암제 임상개발 담당부회장은 “자문위가 도출한 권고案에 유감을 표하고자 한다”며 “치료가 어려운 여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아바스틴’이 중요한 치료대안의 하나로 계속 사용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총 2,4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던 3건의 임상 3상 시험에서 도출된 결론들과 관련해 FDA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호닝 부회장은 FDA 자문위의 이번 권고가 ‘아바스틴’이 승인받았던 다른 암 적응증들이나 미국 이외의 세계 각국에서 허가를 취득한 ‘아바스틴’의 진행성 유방암 적응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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