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복용, 신장질환과 무관"
관련성 시사 연구사례들과 상반된 결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7-18 16:07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등의 비 스테로이드성 항 염증약물(NSAIDs)·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 등 각종 진통제들을 자주 복용했다고 해서 신장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진통제와 신장기능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최소한 8건 진행되었고, 이 중 6건에서 관련성이 시사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그 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美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 캐스린 렉스로드 박사팀은 18일 발간된 '美 의사회誌'(JAMA)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진통제 복용과 신장손상 발생은 관련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렉스로드 박사팀은 40세에서 84세 사이에 속하는 연령층으로 지난 14년 이상 진통제를 꾸준히 복용해 왔던 1만1,032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었다. 이번 연구는 진통제 복용과 신장질환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규모로 수행되었던 것.

렉스로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했다고 해서 만성적인 신장 기능부전이 발생하지는 않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조사대상자들의 진통제 복용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크레아틴値를 측정하는 연구를 병행했다. 크레아틴은 체내에서 단백질 대사과정 중 생성되는 노폐물의 일종. 따라서 신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 크레아틴値가 높은 수준을 보이게 된다.

조사결과 크레아틴値가 평균적인 수준보다 높은 케이스는 4%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렉스로드 박사는 "심지어 1년 동안 2,500정 이상의 진통제를 복용한 남성들에게서도 뚜렷한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정도라면 주당 평균 3~4알을 상습적으로(?) 복용한 수준.

이번 연구의 조사대상자들은 대체로 연간 500정, 즉 매주 한 알 이상의 진통제를 평균 14년 동안 복용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는 "후속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신장손상 발병전력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일반적인 수준의 진통제 복용만으로 신장에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국 국립신장연구기금(NKRF)의 대변인은 "일부 진통제 복용자들 중에는 비록 발병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생할 경우에는 급성 알러지 염증과 같이 매우 위험한 문제가 신장에 발생할 수 있다"며 이견을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신장병 발생전력을 지닌 사람이 다량의 진통제를 여러 해 동안 복용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며 "다량복용으로 신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면, 소량복용했을 경우에도 비록 확률은 떨어지더라도 발생가능성이 수반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따라서 섣불리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도록 하고, 필요시 지시사항을 준수하면서 한 두 알만 복용해야 하며,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복용에 앞서 반드시 의사의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과정에 포함되었던 진통제들은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나프록센 등) ▲이부프로펜(모트린·애드빌 등)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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