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 새 경영전략 “이름빼고 다 바꿔”
백신‧컨슈머‧신흥시장 공략 주안점, R&D도 ‘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7-25 15:41   수정 2008.07.28 13:16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앤드류 위티 회장(사진)이 지난 23일 자사의 2/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하면서 향후 자사가 실행에 옮길 새로운 경영전략의 윤곽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날 위티 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전략들은 거의 이름만 빼고 다 바꾸는 수준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별달리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대대적인 것이어서 시선을 고정시키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날 위티 회장은 지난 6월 한 경제신문과 가졌던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밝힌 바대로 차후 백신과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공략에 주안점을 두어나갈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위티 회장은 또 글락소가 앞으로 R&D 타깃 범위를 암, 대사장애, 감염성 질환, 염증성 질환, 호흡기계 질환, 신경계 질환, 안과질환, 바이오테크놀로지 드럭 등 8개 분야로 좁혀 전력투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BT 드럭 부문의 경우 이미 12개 이상의 임상시험 프로그램이 현재진행형에 있고, 이 중 5개는 막바지 단계까지 진전되어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위티 회장은 뒤이어 “우리는 일부 블록버스터 드럭을 개발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기 보다는 2~3개 정도라도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따라서 앞으로 글락소는 빅딜보다 소규모 M&A를 기민하게 강구하는 방식을 원한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힘쓰고,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개별 사업부들이 균형되게 발전해 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위티 회장이 대대적인 경영쇄신 플랜을 내놓은 배경을 짐작케 하듯, 이날 공개된 글락소의 2/4분기 경영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3.5% 감소한 12억9,000만 파운드(약 26억 달러)에 그친 데다 제약 부문의 매출도 2% 뒷걸음질친 49억2,300만 파운드(98억 달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다만 회사 전체적으로는 2/4분기 매출이 4% 소폭성장한 58억7,400만 파운드(약 1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글락소의 2/4분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무엇보다 안전성 이슈가 돌출했던 항당뇨제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아반디아’는 지난해 2/4분기 매출이 2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같은 분기에도 46%나 급감된 1억9,400만 파운드(3억8,7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쳐 하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반영했다.

간판제품인 천식 치료제 ‘세레타이드’(또는 ‘애드베어’; 살메테롤+플루티카손)의 경우 6% 증가한 9억6,400만 파운드(1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항경련제 ‘라믹탈’(라모트리진)은 3억2,300만 파운드로 18%에 달하는 흔들림 없는 성장을 과시했다.

그러나 하지불안 증후군 치료제 ‘리큅’(로피니롤)이 37%나 줄어든 5,800만 파운드로 부진을 보였는가 하면 항우울제 ‘웰부트린’(부프로피온)과 항구토제 ‘조프란’(온단세트론)도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 탓에 각각 27% 및 49% 감소한 9,700만 파운드‧3,100만 파운드에 만족해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항우울제 ‘세로자트’(또는 ‘팍실’; 파록세틴) 역시 전년동기에 비해 18% 적은 1억2,700만 파운드 매출에 머물러 동반부진을 보였다. 게다가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 또한 9억5,100만 파운드로 1% 마이너스 성장에 그쳐 궤를 같이했다.

반면 백신 부문은 미국시장에서의 호조를 등에 업고 34%나 확대된 5억7,700만 파운드(12억 달러)의 실적을 창출해 이날 위티 회장의 이 분야에 대한 육성방침에 무게를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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